세계축제 외국인 푸대접

“최소한 숙소에서 행사장까지 이동할 수 있는 차량은 제공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이런 축제라면 다시는 참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륙간컵 축구대회 기간동안 열리는 세계막사발장작가마축제에 참여한 외국 작가들의 볼멘소리다.

기자는 이번 축제에 참가한 외국작가들과 대화를 나누는 도중 이런저런 불만을 듣고는 그들을 보기가 너무나 미안하고 민망해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막사발장작가마축제 참가를 위해 내한한 작가들은 인계동에 있는 KBS수원연수원에 기거하고 있다. 그것도 한방에 6명씩. 물론 예산에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었겠지 싶었다. 초청한 외국작가들에게 호텔은 고사하고 그렇게 대접할 수 밖에 없는 주최측의 마음이야 오죽 불편할까 생각하니 여러모로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얘기가 계속되면서 기자는 너무나 화가났다. “식사는 어떻게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행사장 앞 기사식당에서요”라고 답했으며, “행사장인 장안공원까지는 어떻게 가십니까”란 질문에는 “택시나 렌트카로요”였다.

더군다나 찌는 듯한 날씨속에 작업을 하는 행사장엔 마실 물조차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아 힘들다고 토로하는 것이었다. 도대체 왜 국제행사를 한답시고 이들은 초청해 나라망신을 주는 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기자는 문득 “대륙간컵축구 문화행사로 치러지는 이번 축제엔 훌륭한 외국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명실공히 국제적인 축제, 세계 도예가들의 교류의 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던 주최측의 말이 떠올라 더더욱 어이가 없었다. 이들은 숙식만 제공받고 비행기 등 자비를 들여 한국이란 나라에 기대감을 갖고 왔는데 그들이 받은 대접이라곤 너무나 실망스러워 “다시는 한국에 오고싶지 않다”였다.

말로만 세계축제이지 외국인들을 초청해놓고 푸대접하며 나라망신만 시키는 행사, 시민들의 관심조차도 이끌어내지 못하는 졸속행사, 벌려만 놓고 죽이되건 밥이되건 나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문화부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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