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성 사직서제출 파문

안양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근무시간에 골프장 출입으로 직위해제 당한 직원에 대해 구제를 요구하는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3일만에 다시 복귀하는 촌극을 연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이같은 촌극을 놓고 직원들 사이에서는 “직원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해프닝”이라는둥 “임명권자에 대한 항명”이라는둥 쑥덕거림이 일고 있다.

장석호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12월께 근무시간에 골프장을 출입했다는 폭로로 인해 직위해제된 J모 팀장의 구제를 위해 시장면담 등 백방으로 노력을 펴왔다.

그러나 안양시는 한해 10억여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안양문예회관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직위해제로 물러난 J모팀장 자리에 공연연출 전문가를 공모해 영입을 추진했다.

이에 전직공무원 출신인 J모팀장은 지역선후배들을 쫓아다니며 구제요청을 했고 급기야는 장이사장이 압력성 사직서를 제출하는 전무후무한 촌극을 연출하고 말았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안양문예회관을 살려보려는 안양시의 노력과 근무시간에 골프연습장을 출입하는 전 문예회관 팀장 복귀로 운영을 정상화시켜보려는 장이사장의 노력을 보면서 이중 어떠한 것이 진정 시민을 위한 노력인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여하튼 이번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의 압력성 사직서 제출 파문은 지연·학연 등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행정을 발목잡은 대표적인 사건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시장위에 시민이 있는 것이 아닌 지역 선배·후배들이 자신들의 영리를 위해 시장위에 군림하려 한다면 지방자치제의 능률성과 민주성은 점점 상실해 나갈 것이다.

이와함께 이번을 계기로 연간 수십억원씩 예산을 집어먹어도 전문경영인보다는 시장의 선거를 도와주었던 인물들의 집합소로 전락해 제구실을 못하고 급기야는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까지 받은 안양시시설관리공단에 대한 진정한 개혁이 요구된다.

/홍성수기자 <제2사회부 안양> ssho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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