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티 김

박수를 많이 치면 건강에 좋다는 말이 있다. 손바닥에 집약된 오장육부의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감정을 잘 드러내는 서양사람들과는 달리 동양사람들은 비교적 박수가 인색하다. 우리도 대개는 마찬가지다. 박수를 치고싶어도 왠지 쑥스럽기도 하고 점잖치 못한 것으로 잘못 여겨 여간해서는 잘 치지 않는다.

이토록 귀한 박수잔치가 지난 12일 저녁 수원 신매탄 원두에 물결쳤다.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수원경기장 개장축하 및 성공기원 패티김 콘서트에서다. 수원 야외음악당의 초여름 저녁을 뜨겁게 달군 콘서트는 무대와 관중이 완전히 호흡을 같이한 열광의 도가니였다. 앵콜요청이 민물 일기도 했다.

‘종이 울리네 꽃이 피네/새들이 노래 웃는 그얼굴/그리워라 내사랑아 내곁을 떠나지 마오/처음 만나서 사랑을 맺은 정다운 거리 마음의 거리/아름다운 수원에서 수원에서 살으렵니다’‘봄이 또오고 여름이 가고/낙엽은 지고 눈보라 쳐도/변함없는 내사랑아 내곁을 떠나지 마오/헤어져 멀리 있다 하여도/내품에 돌아오라 그대여/아름다운 수원에서 수원에서

살으렵니다’

길옥윤 작사·곡 ‘서울의 찬가’를 ‘수원의 찬가’로 가사를 바꿔 부를땐 박자를 따라 맞추는 수천 청중의 박수 물결이 더한층 높아 절정을 이루었다. 타이트하면서 풍부한 음량, 역동적인 무대 제스처, 관객을 사로잡는 매너 등 한마디로 그녀다운 다이나믹한 공연을 볼수 있었다.

올해로 가수생활 40년을 맞아 이제 어느덧 육십고개 이면서도 무대에 올라섰다 하면 나이와는 달리 의욕 넘치는 변함없는 정열의 가희(歌姬). ‘국민가수’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더러는 부부끼리, 더러는 연인 친구끼리 공연장을 찾아 주말 한때를 추억으로 만든 관객들의 매너 또한 매우 수준 높았다. 수원은 역시 문화의 도시란 긍지를 가질만 하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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