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 우승은 조직력의 개가

삼성의 우승 원동력은 한마디로 ‘조직력의 개가’ 였다.삼성은 프로 출범 이후 제공권 문제와 스타 선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등을 노출하며 단 한 차례도 챔프전에 오르지 못해 전통의 명가라는 평가를 무색케 했다.

그러나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신인 이규섭과 아티머스 맥클래리라는 용병을 통해 고질적인 제공권 문제를 보완했다.

또 팀의 최대 강점이자 약점으로 꼽혔던 문경은의 ‘나 홀로 플레이’도 팀플레이로 완전히 바꿨다.

여기에 포인트가드 주희정의 물오른 게임운영 능력과 강혁, 김희선, 이창수 등 두터운 식스맨들을 통해 우승을 향한 완벽한 톱니바퀴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드웨어는 4년째 삼성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동광 감독의 전술 소프트웨어로 가동되면서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이규섭과 맥클래리, 무스타파 호프를 앞세운 골밑은 높이의 SK 나이츠에 버금갔고 주희정을 통한 속공 능력과 문경은, 강혁 등의 외곽슛도 흠 잡을데가 없었다.

강혁과 김희선, 이창수 등 식스맨들도 주전들이 쉴 때면 코트에 나서 주전들에 뒤지지 않는 플레이로 조직력을 유지했고 특히 강혁은 챔프전에서 이규섭의 공백을 거뜬히 메워 주전 이상의 역할을 했다.

김 감독에게 프로 통산 3번째 감독 100승고지 정복을 선사하고 최다승(34승) 정규리그 1위를 한 삼성의 조직력은 LG와의 챔프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골밑과 속공, 외곽포로 무장한 삼성의 공격은 골밑이 허약한 LG의 수비를 허물었고 가공할 LG의 외곽포도 삼성의 조직적인 수비 앞에서는 화력을 잃었다.

또 삼성 프런트의 보이지 않는 지원도 무시못할 우승 원동력이었다.

삼성 프런트는 트레이너의 세분화, 전문화, 해외연수를 통해 지원 능력을 강화했고 까탈스러운 용병들의 복지 요구도 무리없이 충족시켜줬다.

챔프전을 앞두고는 탄탄한 재력으로 거액의 보너스를 제시, 선수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창단 이후 첫 우승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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