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과 교육감

교장은 누구나 교육감이 될 자격이 있다. 대학 교수가 누구나 총장이 될수 있는것 처럼. 그러나 선진국에선 교수가 총장같은 보직을 별로 원치 않는다. 교수는 저마다 평생을 바친 전공분야가 있다. 자신의 학문연구에 직책수행은 지장이 적잖기 때문이다. 대학행정을 맡기보단 순수한 학자로 일할수 있기를 더 원한다. 더한 국사에 징발된 교수도 나라의 직책을 면하면 즐거이 대학교수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 간다.

국내 대학의 풍토는 이와 달라 교수가 총장을 탐하고 한번 관직을 지내면 대학 연구실보다 관변을 계속 기웃거리는 것은 직책을 벼슬로 아는 관료의식 때문이다. 학자가 학문연구보다 관직에 더 맛들이면 이미 학자일수가 없다. 교육감은 교육행정의 직책이다. 일선교육의 교장을 지원하는 것이 교육감이다. 교장의 심부름꾼이야 하는것이 교육자치의 이념이다. 교육의 주체는 교장을 비롯한 일선 교사들이다. 교육감이 교육의 주체는 아니다.

그러나 교장중엔 누군가가 교육감을 맡아야 하고 그래서 뽑아야 하는것이 너도나도 나서 난립을 이룬다면 문제가 없잖다. 교육현장의 심부름꾼이 되려는 것보다는 교육현장 위에 군림해온 교육행정의 폐단을 여전히 탐하는 것으로밖에 볼수 없다. 한술 더떠 교육감 선거가 타락 양상으로 치달으면 의식의 치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할 것이다. 경기도 교육감 선거가 흑색선전으로 일관하고 있어 개탄의 목소리가 꽤나 높다.

양식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듯 싶다. 교육감 직책을 의무로 알기보단 권한으로 여기는 이들중 누가되든 과연 경기교육의 장래가 있을 것인지 몹시 걱정된다. 이 또한 벼슬로 아는 관료의식 때문이다. 교육감을 그만두고 다시 본연의 교장자리로 되돌아 가는 것을 볼수 없었던 전철을 되풀이할 사람들이다.

교직보다 행정직을 선호하는 교육자는 이미 교육자일 수 없다. 교육자의 최고영예는 어디까지나 교장이다. 교육자로서 교장을 지내면 더 오를곳이 없는 존경의 대상이 돼야한다. 교육감보다 교장이 더 우대받는 풍토가 조성될때 비로소 교육이 제 권위를 지닐 것으로 생각해 본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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