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공무원들의 하소연

안양시 시설관리공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최모씨(67)가 재임기간중 직원들로부터 거액을 빌린뒤 갚지않아 경찰에 고발되고 급기야는 구속됐다.

최씨는 안양시 고위직을 지냈고 95년말부터 2년11개월동안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재임기간중 농협 등을 통해 대출받은 금액은 8억원대. 이밖에도 직원들이 직접 대출을 받아 최씨에게 빌려준 돈까지 포함한다면 10억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씨는 금융관계자들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밀하고 교묘하게 이곳저곳에서 직접 대출 또는 보증을 세워 10억대에 가까운 돈을 빼냈다.

경찰수사에서 최씨는 본인이외에도 부인, 직원 뿐아니라 직원들끼리도 서로 보증을 서고 받은 대출금을 빌려쓰는 수법을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이미 자신의 집을 저당잡아 7억원대의 대출금을 받아 사용하고도 채권자들의 돈을 갚으라는 독촉을 받으면 ‘집을 팔아서 갚겠다’는 답변으로 채권자들을 회유했다.

보증을 섰던 한 직원은 힘겹게 마련한 16평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졌고 급여마저 압류당하는 지경에 처하는등 가정파탄에 이르렀다는 직원들의 하소연이 이곳저곳에서 들리고 있다.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아들 유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려쓴 것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갚지못해 이 지경이 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안양시 공무원들은 “한사람으로 인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아직 최씨에게 돈을 빌려주고도 신변의 문제로 돈을 빌려줬다고 말 못하는 직원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라며 최씨의 구속소식에 낙담했다.

/홍성수기자 <제2사회부 안양> sshong@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