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대한민국 난대전 성황

청초하고 단아한 기품을 자랑하는 ‘난(蘭)’은 옛부터 사군자의 하나로 꿋꿋한 선비정신을 상징하며,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촉매였다.

산뜻한 봄내음과 함께 은은한 ‘난의 향연’이 지난달 9일부터 12일까지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소전시장에서 나흘간 열려 애난인(愛蘭人)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대한민국 자생란협회 주최로 열린 ‘2001 대한민국 난대전’(대회장 김창모·조직위원장 홍진후)은 올바른 난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한국란의 대중화를 촉진키기 위해 지난 1983년부터 매년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춘란, 제주한란, 풍란 등 한국란 6백여분과 중국, 일본의 동양란 200여분이 전시되고 한국현대 도예테마전 모임에서 출품한 아름다운 난분(蘭盆) 300점도 전시됐다.

홍진후 조직위원장(65·우성건설 대표)은 “2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 난계는 중국란이나 일본란에 치우쳐 자생란을 개발하려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불모지였지만 지금은 전국에 난 관련 단체에 활동중인 애호가가 5천여명에 이르며, 여기다 개인적인 취미생활로 난을 즐기는 사람까지 고려하면 주변 곳곳에서 난의 관심은 실로 높다.”고 말했다.

19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난대전에는 자생란협회 회원들이 정성스레 가꾼 30여종의 난들이 다양하게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난은 크게 난의 꽃을 감상하는 화예품(花藝品)과 다양한 난 잎무늬를 감상하는 엽예품(葉藝品)으로 나눈다. 또 꽃의 색깔에 따라 백화, 적화, 주금화, 황화, 복색화와 꽃잎 무늬색의 형태에 따라 산화, 복륜화, 호화로 나눈다. 꽃잎 형태에 따라서는 소심, 기화, 두화, 원판화 등 각양 각색이다.

일반인들이 난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 난의 특성에 맞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봄 가을에는 오전 중 햇빛이 잘 들고 여름에는 햇빛을 차단해 서늘한 기운을 유지하고 겨울에는 찬바람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난실은 땅에서 60∼80cm 정도 떨어지는 것이 좋고, 난걸이에 걸어 난분 밑으로 공기가 잘 통해야 한다. 동양란의 분(盆)은 일반적으로 길죽한 것이 좋고 배양토는 물이 잘 빠지면서 습도를 오랫동안 보습하는 단단한 경질이 안성맞춤.

물주기는 분 위의 표토가 마른 후 하루지나 주고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콩깻묵, 콩하, 골분, 유기질, 화학비료 등을 주는 것이 좋다.

분갈이는 부실한 배양토를 새것으로 바꾸거나 분 속에 포기 나누기를 할 때, 분 밑에 뿌리가 나오면 춘분 전후가 적기다.

한편 홍 위원장은 “최근 몇 년동안 불안한 경제상황에서도 매년 전시회를 열때마다 관람객이 늘어나 애난인들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무분별한 난 채취 때문에 산야의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우수한 난을 알리는 것 못지않게 자생지 보존에 많은 관심을 갖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의 255-5725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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