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소는 살아선 뼈빠지게 일하고 죽어서는 고기를 남겼다. 지금의 소는 일은 고사하고 가둬서 키운다. 농기계가 발달한 지금은 사역우의 개념은 사라지고 비육우로만 소를 대한다. 다만 다른 것은 사역우는 사랑방 솥에다 지푸라기와 벼의 겨와 생콩을 섞어 구수하게 쑨 여물을 먹인 대신에 비육우는 사료를 많이 먹인다.
광우병 소동을 톡톡히 치렀다. 국내 축산기반이 흔들흔들할 지경이었다. 정육점이며 쇠고기를 재료로 하는 음식점도 한동안은 손님이 크게 줄었었다. 정부의 광우병 대책에 허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긴하나 그런 가운데서도 광우병 걱정은 안해도 되게 된 것은 큰 다행이다. 물론 예방대책은 계속 철저히 해야 하겠지만 일단은 한숨 돌린 셈이다.
광우병 걱정을 덜고나니 이번엔 북한이 독일과 스위스에 살처분할 소를 달라고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독일과 스위스 자국내에서도 주어선 안된다, 된다하며 말이 많지만 주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것 같다. 비록 살처분하는 것이지만 꼭 광우병에 걸렸다고 볼수 없는 것이 틈새다. 독일 농민들은 정부의 살처분에 반발, 농림부장관을 동물학대죄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적이 있다.
자국의 국민들에게 먹이기는 꺼림칙하여 남에게 선심쓰듯이 내주는 것이 독일 및 스위스의 살처분 쇠고기 대 북한 지원이다. 설마하고 달라는 북한당국도 대단하다. 이해하기 어려운 배짱이다. 독일의 소 20만마리와 스위스의 쇠고기 500t을 들여가 이밥에 고깃국이 그리운 인민들에게 한때나마 배불리 먹이고 아무 탈이 없으면 더 바랄것이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로인해 광우병이 한반도에 상륙한다면 화를 불러들이는거나 다름이 없다.
국회에서 독일 및 스위스의 광우병우려 쇠고기가 북한에 들어가는 것을 저지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주는 쪽과 받는 쪽의 합의에 의한 행위를 어떻게 막는다는 말인가. 정 막을 양이면 그만한 쇠고기를 대신 주고나서 말해야 저지하는 우리측 말이 먹혀들어갈 일이다. 북한 당국은 만일의 경우 그 쇠고기로 인해 광우병 탈이 났을땐 국제적 인도주의가 잘못된 허물을 이유삼아 보상을 요구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래저래 북한 정권은 참으로 예측불허의 기묘한 생각을 가진 기발한 두뇌들이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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