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구조조정과 관련, 12∼18일사이에 사측의 공장 가동중단·정리해고, 노조측의 총파업 등이 한꺼번에 몰려 있어 이번주 일주일간이 대우차 사태에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특히 협력업체들의 조업단축이나 중단이 불가피해 연쇄부도 사태 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이에따라 이번주 맞게될 대우차 위기를 집중 분석해 본다. 또 회사와 노조 양측이 그동안 다른 입장에서 각각 주장해온 2개의 경영혁신안을 진단한다.
◇노조측 총파업 돌입
창원·군산지부의 총파업 유보 방침에도 불구하고 16일을 전후해 1천785명의 정리해고 명단이 통보될 경우 노조는 총파업으로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지난 7일 공장 가동중단과 관계없이 전 조합원에 대해 출근명령을 내렸다.
이는 12일부터 시작된 사측의 공장 가동중단으로 노조의 결집력에 타격을 받을 것에 대비한 것이다.
노조는 지난 10·11일 이틀동안 정리해고 중단을 촉구하는 부평역 집회와 지부 간부회의를 열고, 조합원의 총파업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대우차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 지난 10일 부평집회에 참석했던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의 전국적인 지원투쟁이 예상된다.
또 지난주 2차례나 대우노조를 방문한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금속연맹 등의 지원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리해고가 한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인 만큼 해고대상에서 제외된 조합원들도 다수 참여할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일 파업유보 방침을 세웠던 창원·군산공장은 부평공장과 달리 정리해고 대상이 현재로선 없어 파업 참여도는 높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않은 상태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참여도가 파업효과를 좌우한다는 인식아래 조합원 설득작업을 강화하고, 파업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의 가동중단·정리해고
대우차는 이미 노동부에 제출한 생산직 2천794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의 하나로 희망퇴직자 등을 제외한 1천785명에 대한 대규모 해고 조치를 이번주 단행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일괄통보 방식을 피하고 몇차례로 나누어 개인별로 해고를 통보, 늦어도 16일까지는 작업을 마칠 방침이다.
회사관계자는 “인력구조조정은 대우차 회생과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12일 가동중단에 들어간 라노스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을 시작으로, 15일 레간자·매그너스를 생산하는 2공장에 대해 각각 다음달 6일까지 한시적으로 문을 닫는다.
표면적인 이유는 내수시장 위축 등으로 재고가 1개월치 이상 쌓여있어 계속 생산할 필요가 없기때문.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내수판매는 12월보다 24.3%, 지난해 동월보다는 44.3% 각각 줄었고 수출도 지난해 1월 대비 55.7% 감소 했으며, 재고를 줄여 연간 845억원의 자금수지를 개선한다는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고감축외에 노조파업을 피하려는 다중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협력업체도 감산·휴업 불가피
정리해고·가동중단·총파업은 협력업체들의 조업중단과 부도사태를 몰고올 가능성이 높다.
부평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총파업에 들어가면 부품 공급도 중단돼 인천 남동공단 일대 부평공장 협력업체들도 큰 타격을 받게된다.
따라서 가뜩이나 부도 파장으로 고전하고 있는 1차 186개, 2·3차 3천750개소 등 협력업체들도 감산 또는 휴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미 부도 낸 협력업체가 지난달 22개에 이른뒤 한동안 뜸했으나 이 기간 납품을 못하게 되면 그 숫자가 갑작스레 늘어날 가능성도 많다.
◇노조측의 경영혁신안
노동조합은 최근 경영분석팀 2차보고서(경영혁신과 공장정상화 방안)를 내고 매각이나 공장분리가 아닌 공장유지를 주장하며, 인력감축에 대해서는 순환제휴직제를 제시했다.
또 공장 회생자금은 해외매각이 아닌 노조와 협력업체·인천시·채권단 등이 출자할 것을 제안했다.
먼저 노조는 5년간 고용보장이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비상경영체제하에서 한시적으로 휴무(순환제휴직)를 제안했다.
한시적 순환휴직제는 고용이 보장되면서 순환휴직·노동시간단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일시적으로 남는 고용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른 단계별 인력운영방안으로 2001년 상반기 1교대 근무와 1개조 휴무, 하반기 3조2교대(1조 휴무 달성), 2002년은 2교대 정상근무를 주장하고 있다.
순환휴직의 적정규모 산출은 70만대 생산기준으로 가동률과 적정인원을 배정하고 1·3·6개월 등 다양한 순환방식이다.
또 특정부서·특정라인이 아닌 전 인원 공평한 부담원칙을 기본으로 한다.
이에따른 노동자의 희생부분은 고용보험법에 따라 고용유지 지원금(휴업 시 노동자에게 지불하는 임금의 1/2, 훈련으로 고용유지 시 2/3지급)으로 훈련시·1년기준으로 3000명×2800만원×2/3=560억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함께 노조는 공장의 분리·처분·청산 방향을 배제하고 있다.
노조는 해외자금 유입에 반대하며 노조·채권단·인천시·협력업체 컨소시엄 출자 등을 통해 자력으로 일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출자전환을 통한 소유지배구조에 참여해 미지급 임금·의퇴직금 일부와 순환휴직 시 차액임금분을 출자하여 우리사주 형식으로 소유지배구조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회사측 자구안
대우자동차는 지난해 11월 8일 최종부도이후 11월 30일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졌다.
회사측은 법정관리가 언제든지 청산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절박감 속에 구조조정에 회사회생의 열쇠가 쥐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회사측은 포드사의 인수포기 후 GM에 대한 해외매각만이 유일한 회생길 이라고 보고, GM이 잠정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인력감축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9천992억원의 비용절감 목표를 올해 세우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1일 현재 구조조정 추진실적은 전체적으로 올해 계획의 38.5%인 3천847억원을 절감했다.
항목별로는 ▲인력조정 1천119억원 ▲재료비 절감 1천13억원 ▲광고비감축 300억원 ▲대우자판에 대한 어음할인율 및 마진율 조정 등을 통한 판매가 조정 1천324억원 등이다.
대우차는 특히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차량 수출가격을 2.0% 올린데 이어 내수에서도 연식변경을 통해 2.6% 가량을 인상, 차량 판매가격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인력조정의 경우 당초 계획 6천884명 가운데 4천26명의 인력을 줄였고 이를 바탕으로 연간 절감액을 산출했으며, 이달중 조정이 완료되면 나머지 730억원을 더 절감할 수 있게 된다고 대우차는 설명했다.
대우차는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도 불구하고 오는 16일께 단행될 정리해고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노조측 안의 동일점
회사의 자구안과 노조의 경영혁신안은 상당한 차이를 갖고 있으나 동일점도 있다.
노조는 회사안이 주장한 재료비절감 2.5% 792억원이 부품업체의 인력감축으로 전가되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경상비용절감(1804억)과 개발비·투자비절감·재고감축(705억)·판매가격조정(2% 899억)·자판마진개선(575억원)·자판어음할인률 개선(222억)에 대해서는 노조는 회사측안과 동일하다.
/김신호기자 s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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