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웃사촌>의정부 작은사랑 나눔회

때로는 작은 실천이 더욱 빛나고 아름다울 때가 있다.

어쩌면 작은 마음을 끊임없이 베푼다는 것만큼 큰 사랑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작은 마음의 사랑을 수년간 베풀고 있는 이웃이 있어 삭막해져 가고있는 우리 사회에 교훈을 주고 있다.

무의탁 노인들을 위해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의정부시 가능3동의 ‘작은사랑 나눔회’(이하 작은사랑·회장 최계옥).

지난 97년초 최회장이 주도가 되어 모임을 결성할 때만 해도 회원은 단지 최회장을 포함해 단 두명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무의탁 노인들을 위해 봉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였지만 최회장이 주위에서 소외받고 외로움에 노년을 보내고 있는 이웃 어른들을 위해 뭔가 일을 해야하겠다는 일념은 확고하기만 했다.

최회장이 작은사랑을 결성하게 된 동기는 지난 84년 가능3동 부녀회장을 맡으면서 부터 시작된다.

일일찻집을 통해 조성한 기금을 관내 무의탁노인들에게 전달했던 당시의 기쁨과 행복을 그는 잊지 못했다.

이에 그는 지난 91년 부녀회장직을 그만두면서 관내 무의탁 노인들을 위해 작은 봉사모임을 구성해야 한다는 일념을 구상하게 된 것.

작은사랑은 결성이후 가능3동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매김을 하기 시작했다.

평소 알고 지내고 있는 미용사들의 도움을 받아 30여명의 독거노인들의 머리를 깎아주기 시작했다.

한푼이 아쉬운 노인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따뜻한 작은사랑이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작은사랑은 동네 미용실을 연결, 무의탁 노인들에게 정기적으로 이·미용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성공했다.

회원부족과 경제적인 여건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작은사랑이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게 된 것은 지난 98년.

작은사랑은 지난 98년 1월 회원 14명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후원금으로 관내 무의탁노인 20여명과 함께 포천 일동 싸이판온천을 다녀왔다.

이어 2월에는 구정을 맞아 독거노인들만을 위한 윷놀이 잔치를 열기도 했다.

5월에는 마을금고와 동사무소의 협조를 받아 돼지갈비, 과일, 떡 등 풍성한 음식을 장만해 경노잔치를 베풀었다.

이듬해인 지난 99년3월. 작은사랑은 16명의 회원이 모인뒤 연초 계획을 세웠다.

월2회 목욕, 온천관광, 노인잔치, 김장 등 4가지.

작지만 무의탁노인들에게는 더없이 큰 선물이었다.

특히 노인들에게 지급되는 매월 2장의 목욕티켓은 그들에게는 더없이 사랑넘치는 눈물나는 관심 그 자체였다.

지난해 작은사랑은 지방공사 경기도 의정부의료원의 도움을 받아 무의탁노인들을 위한 정기건강검진을 알선하기도 했다.

경제적인 악조건에서 시름하고 있던 무의탁노인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던 것은 진정으로 작은 사랑이 큰 사랑을 만드는 것이었다.

연말에는 50여 독거노인들을 위해 200포기의 김장김치를 담가주기도 했다.

작은사랑은 올해 여건만 주어진다면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독거노인들만을 위한 체육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큰공굴리기를 비롯해 줄긋기, 오재미 던지기 등으로 좁은 방안에서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노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 위한 것이다.

노인들을 위해 온천여행을 주선하고, 윷놀이를 개최하고, 김장을 담가주는 등의 일들은 사실 요즘 세태에서 그리 알려질 만큼의 큰 봉사는 아니지만 작은사랑의 활동은 진정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큰 사랑 실천이었다.

<인터뷰> 최계옥 회장

-작은사랑의 모임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경제적인 형편이 넉넉해서 누구를 도운다면 어떤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넉넉하지는 않지만 작은 정성과 사랑을 모아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 뭔가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작은사랑은 그저 소시민들이 힘을 모아 삶을 아름답게 꾸미려는 모임입니다.

-무의탁노인들을 돌보면서 느끼는 보람이 있다면.

▲동네를 지나가다가도 무의탁 노인들께서 먼저 알아보시고 반가운 미소를 지으실 때 정말로 큰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들이 가족처럼 생각해 주시고 믿어주시는 마음을 전달받을 때면 이 일을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작은사랑을 위한 바람이 있다면.

▲노인의 날이다 뭐다 하며 노인들을 위한 행사가 개최되고는 있지만 단발적인 행사는 자칫 노인들의 외로움을 더해줄 뿐입니다.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관심을 갖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줄때 정말 큰 사랑이 실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마음있는 독지가들의 후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혹시 생각이 있으시다면 주택은행 664690-10-311575에 마음을 전해주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의정부=천호원·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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