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맨 공무원을 원하는 사회

최근 연일 밤을 새우며 제설작업에 나선 의정부시 공무원들은 아침이면 어김없이‘엉터리 제설작업’을 질타하는 시민들의 인터넷으로 인해 허탈하다 못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구랍 24일부터 지난 12일까지 5차례에 걸쳐 내린 눈은 지난 여름 수해를 떠올릴만큼 야속한 ‘눈홍수’였다.

시는 눈이 내릴때마다 건설과 직원은 물론 200∼300여명의 공무원을 투입해 제설작업에 나섰다.

지난 12일까지 시 전역에 뿌려진 염화칼슘만해도 25㎏짜리 1만4천800여포에 달해 지난해 살포한 염화칼슘 6천여포에 비하면 벌써 2배를 훌쩍 넘긴 양이다.

염화칼슘 비축분이 바닥난 것은 물론 마지막 보루인 소금(염화나트륨)마저도 이젠 1천500여포만 남았다.

따라서 건설과 직원 61명은 2개조로 나눠 철야근무에 나서는가 하면 6급 담당 이상은 아예 사무실서 새우잠을 자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수퍼맨 공무원’을 원했다.

주택가 이면도로의 쌓여있는 눈과 출근길 곳곳의 빙판길마저도 철저히 공무원의 게으름 탓으로 돌리는가 하면 “세금이 아깝다” “공무원들은 모두 휴가갔느냐”며 욕설섞인 항의성 전화와 이메일이 쏟아졌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공무원들의 서비스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할 뿐 보편 타당한 자신의 할일을 망각하게 됐다.

눈만 오면 연탄재를 집앞에 뿌려가며 남들이 행여 자신의 게으름을 탓할까 내집앞 제설작업에 나섰던 과거의 모습은 주택가와 상가 어느곳에도 찾아보기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조한민기자 <제2사회부 의정부> hm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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