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松) 크리스마스 트리

솔(松) 크리스마스 트리

우리나라 전체 산림 면적의 30%를 차지하는 소나무는 6천년 전부터 한반도에 뿌리를 내렸고, 3천년 전부터 한국인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고 전해진다. 그러니까 역사가 기록될 즈음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자라온 셈이다. 우리 조상과 소나무와의 관계는 공기와 물과 같이 서로 자연스러운 존재였다.

일제시대 때 부터 간혹 ‘소나무 망국론’이 튀어 나왔었다. 휘어지고 비틀려서 아무 쓸모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서양 나무처럼 쭉쭉 뻗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소나무는 심지어 잘려 죽은 다음에도 귀한 한약재인 복령(솔뿌리 혹)을 키워 낸다. 굽은 소나무도 처마를 살짝 들어올리는 전통의 멋을 살리는 귀중한 목재로 사용됐다.

소나무로 지은 집에 태어나 푸른 생솔가지를 꽂은 금줄안에서 보호받았고, 마른 솔잎을 태워 끓인 국밥을 먹은 어머니의 젖을 먹고 자랐다. 그 아이가 자라면 소나무 우거진 솔숲은 놀이터가 됐다.

소나무는 절개를 상징한다. 추사는 ‘세한도’를 그렸고, 이인상은 ‘설송도’를 그렸다. 사육신 성삼문은 ‘봉래산 제일봉의 낙랑장송이 되겠다’고 하였고 윤선도는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는다”고 찬탄했다. 애국가에서 “남산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라고 한민족의 불굴의 정신으로 칭송했다. 소나무 송(松) 자가 들어가는 지명도 전국에 600여곳에 이른다. 큰솔의 대송리, 향기나는 방송리, 솔 세 그루가 있다하여 삼송리가 있다. 경기일보사 본사 사옥이 있는 수원시 송죽동을 옛날에는 솔대골이라고 불렀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많았었다.

이렇게 귀하고 귀한 소나무를 흔하다하여 돌아보지 않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솔숲과 대숲에 피어난 설화(雪花)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번 크리스마스 때는 눈이 함박으로 내려 천연 크리스마스 트리를 볼 수 있도록 소나무에 눈꽃이 아름답게 피었으면 좋겠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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