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電力

평북 삭주군 수풍면 수풍리에 압록강을 가로질러 만든 길이 900.7m의 거대한 댐이 있다. 수풍댐이다. 106.4m의 댐 낙차를 이용한 수풍수력발전소가 같이 있다. 1937년 10월 착공, 1943년 11월에 각 10만㎾의 발전기 1∼6호가 가동하게 됐다. 1945년 8월 15일 해방되고 나서 소련이 4·5호 발전기를 철거해 갔으나 1958년 9월 소련의 원조로 6·25때 약 70%가 파괴된 시설과 함께 4·5호도 완전 복구됐다.

수풍수력발전소는 댐을 만들 때 당시 만주국과 합작으로 건설, 전력을 나눠 쓴 전례에 따라 지금도 70만㎾ 가량의 발전량 가운데 약 40만㎾는 중국에 송전하고 있다. 수풍댐은 만든지 이미 60년이 지났으나 앞으로도 150년의 수명을 지녔을 만큼 견고하다.

8·15 광복과 함께 3·8선이 생겼지만 처음엔 인적·물적 교류가 자유로웠다. 아울러 수풍수력발전소의 전력도 남쪽에 계속 송전됐었다. 북쪽이 송전을 갑자기 중단한 것은 1945년 12월 모스크바 삼상회의로 신탁통치문제가 제기돼 찬탁, 반탁의 좌우익 갈등이 폭력화 하면서였다. 북측의 송전중단으로 남측은 가정에 제한배전조차 어려운 이루 말할 수 없는 전력난 고초를 겪었다. 지금의 남북한 발전설비 용량은 4천705만㎾대 739만㎾로 북측은 남측의 약 5.6분의 1에 머문다.

평양서 열린 지난 4차 장관급회담에서 당장 50만㎾(건설비 6천억원), 장차는 200만㎾(KEDO건설의 경수로 100만㎾급 2기규모)의 전력지원을 남북협력사업 지속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전력지원 약속이 없으면 더이상의 다른 협의도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단 우회적으로 논의를 모면했지만 경제가 어려운 실정에서 내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주목된다. 북측 전력사정이 가정마다 백열등 한두개 켤 정도인 것을

보면서 수풍댐 송전중단으로 겪던 55년전의 우리측 전력난이 새삼 생각난다.

※고침:어제 본란 본문 입력에 착오가 생겨 죄송합니다.

어제의 ‘남북간 電力’ 제목을 ‘관제 동원’으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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