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있는 기관장

지난 7일 연천 공설운동장에서 농촌부채 탕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농민들의 집회가 있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200여 농민들은 오전 11시40분께부터 정부의 농정정책 비판과 함께 성토를 마친후 성명서 전달을 위해 가두행진을 하면서 군청으로 향했다.

군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께. 군청 정문은 굳게 잠긴채 경찰기동대의 물샐 틈없는 경비가 이뤄졌고 이중익 군수와 선병덕 경찰서장은 정복차림으로 점심도 거른채 이들을 맞이했다.

더욱이 어떠한 불미스런 사태도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군수와 서장이 경비대 선봉에서 이들을 맞아 용기있는 기관장이라는 주민들의 평이고 보면 지혜로운 대처였다는 후일담으로 갈채를 받고 있다.

또한 미리 준비한 앰프를 통해 군수는 “정부에서 농민들을 위해 많은 지원이 있으나 피부로 느끼지 못한 것도 사실로써 대통령께서 경기도 순시시 어려운 농촌을 위한 특별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고 전제하고“여러분들을 위한 대책이 마련될 것이니 기다려 보자”는 제의까지 했다.

이어 이군수는 “여러분들이 처한 어려움을 정부에 보고 하겠다”고 약속한후“농민들을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함에 따라 집회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흔히 집회하면 기관장들은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 있거나 자리를 피하는 것이 전례이고 보면 이날의 대처방법은 군수와 서장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박수받을만한 일이었다.

더욱이 집회는 심한 몸싸움과 다툼을 연출하는 것이 보통이고 과격한 행동만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지나친 생각을 불식시킨 이날의 집회는 정말 평화스런 가운데 서로의 아픔을 전달하는 선진국에서나 볼 수있는 보기좋은 집회로 기억하고 싶다.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두기관장의 지혜로운 대처와 용기있는 행동으로 아주 작은 다툼이나 충돌없이 평화로운 집회로 막을 내려 군민모두와 함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장기현기자 <제2사회부 연천> khjang@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