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직원들의 외유

지난달 30일 동남아시아와 제주도 관광에 나섰던 김포시청 직원들이 돌아왔다.

이들의 외유는 시가 지난 한해동안 시정발전에 기여하거나 근무평가를 통해 선정된 우수 모범공무원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들의 외유를 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다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자고들 하는데 주민들을 위한 공복이 이런 사회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의 나라 얘기인양 혈세를 써가며 외유에 나섰다는데 대한 서운함 때문이다.

또 이런 분위기 탓인지 외유를 다녀왔던 공무원들 가운데는 모범 공무원으로 선정돼 외국여행을 다녀왔다는 자랑은 고사하고 무슨 큰죄나 진 것처럼 외유자체를 감추려하는 이들도 있다.

성심을 다해 열심히 일한 공무원에 대한 보상과 선진행정을 보고 배워 실제 시정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지방화 시대에 너무나 당연하고 또 우리 정서에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시기와 방법에 문제가 없었는지는 한번 짚어봐야 할 것이다.

직원들의 외유는 제2의 외환위기설이 나돌던 지난 10월 8박9일간의 유럽 4개국 외유와 3박4일 일정의 과장급 이상 공무원 부부동반 금강산 관광으로 시작돼 지난달 동남아시아와 제주도 관광 등 2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국내 여행에 나섰던 공무원 부인들까지 합쳐 모두 91명이 국내·외 여행을 다녀왔고 여기에 소요된 예산만도 1억여원이 넘는다.

시는 이미 지난해 신상필벌을 통한 공무원 사기진작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예산까지 세워놔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온 나라가 제2의 경제위기설에 움추려 들고 그 어느 겨울보다도 더욱 매섭고 추운 겨울을 보낼지도 모르는 서민들로서는 서글픈 얘기다.

시는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야박하고 자랑거리를 숨겨야하는 순박한 직원들의 따뜻한 가슴이 잘못됐다고 하기에 앞서 먼저 주민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권용국기자 <제2사회부 김포> ykkwu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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