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아기가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바다가 들려주는 자장노래에/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가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갈메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다 못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작사 한인현, 작곡 이홍렬의 ‘섬집아기’ 노랫말이다.
네살바기 남자아이는 날마다 할머니등에 업혀 이 노래를 부른다. 유치원에서 집에 돌아온 아이는 저녁노을 할머니와의 산책길에서 “다이(다리)가 아프다”며 “쪼금만(조금만) 업어주세요”하고 졸라 업히곤 한다.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하면서도 손주의 청을 기꺼이 들어주곤 하는 것이다. 할머니등에 젖는 포근한 안도감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일나간 엄마가 보고싶은 그리움을 아이는 혼자말처럼 나직이 흥얼거리듯 부르는 노래가 ‘섬집아기’다.
글이나 악보로 배운것이 아니다. 유치원서 낮에 잠재우는 시간에 어쩌다 잠을 못드는 아이에겐 선생님들이 등을 다독거리며 노래를 들려주다보니 아이들 저마다 익히게 된 것이다. 4분의 3박자에 발라드풍의 ‘섬집아기’ 곡조는 가사만큼 애틋한 청정의 정감을 준다.
맞벌이 부부가 점점 늘어간다. 부부가 함께 벌지 않으면 살기가 점점 더 어려운 세태이기도 하다. 많은 젊은 부부가 아이들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떼어놓고 직장에 나간다. 물론 퇴근하는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하는 노랫말처럼 마음바삐 서둘겠지만 현대사회의 많은 서민생활 이면에는 엄마와 함께 살아야 할 아이들이 온종일 떨어져 있어야 하는 가슴저미는 애처로움이 고여 있다.
맞벌이 부부들이여!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해서 잘 살아야 한다. 세상이 그대들을 실망시키더라도 아이들을 위해서는 부모가 희망을 개척해야 한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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