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게이트

거액을 부정대출받은 혐의로 수배된 처지에 검찰총장, 고검장출신의 거물 변호사를 선임해 또한번 세간의 화제를 모은 얼굴없는 피의자 진승현씨(MCI코리아 부회장). 스물일곱이란 새파란 젊은 나이가 근래 잇단 금융비리사건 가운데 특이한 신기록이다. 한스종금, 리젠트그룹 등 종횡으로 연관된 관련 개요만으로도 부정대출액이 자그마치 1천588억원규모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2차적발이후인 올 5∼8월사이 불법대출을 2차례 확인하고도 묵과하는 등 사건을 증폭시켰다. 금융개혁차원에서 푼 각종 규제조치의 완화가 금고사태를 촉발한 원인으로도 지적되고 이다.

한빛은행부정대출사건, 동방금고불법대출사건에 이어 또 터진 이번 사건으로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말해준다. 앞으로 또 터질 어떤 괴이한 금융사고가 은닉돼 있는지 알수 없다.

도대체가 어떻게 이런 금융비리가 있을 수 있는 것인지 서민들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봉이 김선달같은 일이지만 김선달은 기발한 착상에 의한 축재를 했지 법망을 어긴 적은 없다. 금융비리를 따지고 보면 법망을 어긴 것이지 기발한 착상은 아니다.

협잡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보니 그같은 금융비리가 통한다. 마치 요지경속을 보는 것 같다. 상식보다는 상식파괴가 우월시되는 세태가 됐다. 봉이 김선달은 축재한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지만 금융비리사건은 돈을 권세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리고 고위 검찰출신의 변호사들을 샀다.

검찰수사에서 나타난 진승현게이트의 3대미스터리 가운데는 예의 정·관계 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더 기대할 것은 없을 것 같다. 이역시 부도덕한 한 벤처기업인의 단순협잡으로 종결될테니.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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