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슬퍼런 전두환군부정권때 당시 야당(민한당)을 가리켜 여당인 민정당의 들러리라는 뜻으로 세간 일부에서 사용한 신조어가 ‘2중대’였다. 군부정권하에 나름대로 야당으로서 한다고 했으나 그 시대 제도권의 제약을 벗어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도대체 ‘2중대’의 어원이 무엇인지, 정치부를 통한 확인에서 망각했던 20년전 정치활동 해금직후의 사연이 기억됐다. 얼마전 김영삼 전대통령이 ‘2중대’를 들먹이며 현시국을 비난하는 일이 있더니 며칠전엔 한나라당 김용갑의원이 여당을 ‘2중대’라고 싸잡아 욕해 한바탕 법석이 벌어졌다. 여진은 아직도 남았다. 김의원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유보하겠다.
다만 ‘2중대’란 말이 군편제인 점은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군부정권시절엔 비근한 군편제상의 용어를 들어 빗댈수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군부정권이 아니다. 어느 부대에 가든 병역의무에 충실한 우리 젊은이들의 2중대가 있다. 공연히 비하하는 말투로 연계시키는 것은 누가 쓰든 적절치 않다.
적절치 않기는 김의원 발언에 대응한 서영훈 민주당 대표의 표현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를 적으로 본다는 말인데 적으로 보는 사람과 국사를 함께 논의할 수 없다”고 한 서대표 말은 곧 ‘북한을 적으로 본다’는 말과 같다. 주적개념에 대한 논평 또한 여기선 유보하겠다.
다만 남북관계 개선이 추진되고 있는 마당에 명색이 집권여당의 대표최고위원이란 사람이 북측을 주적으로 비유되는 잠재적 관념을 드러낸 것은 적절치 못한 그 자신의 모순으로 보여진다. 말이란 조심해야 한다. 말에 대한 뒷해명은 아무리 해도 무위하다. 특히 정치인은 말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감성을 조절못한 말은 언제나 이성을 해친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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