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3일부터 17일까지 제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및 브루나이 국빈 방문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경제도약 기반 구축을 위한 ‘정상외교’를 재개한다.
그동안 경제적 어려움 극복 등을 위한 ‘내치(內治)’에 전념해온 김 대통령은 연례행사로 열리는 이번 APEC 정상회의와 오는 23∼29일로 예정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한·중·일’ 정상회의 및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방문을 통해 사실상 올해의 정상외교를 마감한다.
김 대통령의 이번 APEC 정상회의 참석은 우선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완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김 대통령은 정상회의 기간에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정상들과 연쇄회담을 갖고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한 지지를 거듭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김 대통령이 남북한이 주체가 되고 미·중이 보증하는 형태의 이른바 ‘2+2’(남북한+미·중) 방식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 이들 4개국의 확고한 동의를 얻어냄으로써 한반도 평화정착 여건을 한층 다지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또 클린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최근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급진전되고 있는 북·미 관계 진전상황을 검토하고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대북관계 ‘자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북한의 APEC 활동 참여를 위한 회원국 정상들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북한의 개혁과 개방 및 국제사회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김 대통령은 이와함께 APEC 회원국들과의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최근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세일즈’ 외교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우선 김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세계화 ▲APEC의 다자무역체제기여 ▲역내 자유무역협정 추진 ▲국제유가 안정을 위한 공동대처 등 주요 의제 토의에 적극 참여,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공동번영을 위한 기반구축을 호소할 예정이다.
김 대통령은 특히 지난 98,99년의 APEC 정상회의와 지난 3월 ‘서울포럼’에서 제안한 지식기반경제의 활성화, 사회안전망 구축, 사이버 교육협력 사업 등을 앞으로 APEC안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밖에 김 대통령은 주요 산유국인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투자보장 협정체결을 계기로 투자.교역 활성화 및 유가 안정, 석유에너지의 안정적 도입을 위해 협력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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