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대사전은 홍역을 ‘여과성 병원체에 의하여 일어나는 급성 발진성 전염병’이라고 풀이했다. 처음 3∼4일은 발열 기침 콧물 눈곱이 끼다가 얼굴 목 가슴 몸통 순으로 붉은 발진이 번진다.
이천에서 처음으로 집단발생 소식이 들리더니 도내는 물론이고 전국으로 급속확산 돼 가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당국의 무대책이다. 보건복지부는 기껏 ‘홍역에 걸린 아이는 감염시킬 우려가 있으니 등교치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도대체 홍역을 앓는 아이를 어떻게 학교에 보낼수 있다고 보고 하나마나한 그런 지시를 한 것인지 알수 없다.
이번 홍역은 예방접종을 마쳐 마음놓고 있다가 걸린 아이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막상 집단발병이 창궐하고 나서 나온 소리가 2차접종까지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몰랐던 부모들이 많지만 알았던 부모도 일부러 안맞힌 예가 있는 것 같다. 어느 아이 어머니는 “백신사고가 하도 잦아 2차접종을 안했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전염병 예방대책과는 거리가 먼 백성들이다. 홍역은 중이염, 폐렴, 뇌염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이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어떤 일에 몹시 애먹거나 어려운 일을 겪을때 하는 말로 ‘홍역을 치른다’는 옛말이 있다. 홍역은 평생에 안걸리면 무덤에서라도 앓는다고 했지만 지금은 예방만 잘하면 면역을 기르는 정도로 가볍게 거치고는 앓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고역을 치르는 아이들을 빤히 보면서 아무 손도 쓰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고 부끄럽다. 그저 절로 홍역바람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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