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과거에 우리나라가 노벨상에 가장 희망을 걸었던 분야는 사실상 문학상이었다. 문학상은 어느 정도 지역 및 문화권에 따른 안배 형식을 취해 왔다고 판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서울올림픽이 개최됐던 1988년 서울 국제펜클럽대회를 계기로 국제펜클럽 한국본부가 매년 공식적으로 노벨 문학상 후보를 추천해 왔다. 후보자로 추천한 문인 중에는 서정주 시인이 5회 추천으로 최다 추천기록을 갖고 있으며 구상(具常)시인이 2회, 소설가 한말숙, 최인훈, 작고한 김동리씨 등이 추천을 받았다. 김영일(김지하) 시인은 1970년대 일본펜클럽의 추천을 받았고, 소설가 박경리, 이문열씨 등도 다른 단체의 추천을 받았었다.

그러나 한국문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세계문단, 특히 노벨상 문학권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스웨덴 아카데미의 심사위원들이 수많은 언어로 구성된 세계문학의 다양성을 모두 수용한 가운데 보편성있는 심사를 할 수 있느냐가 가장 문제점이다. 스웨덴 아카데미는 자체 노벨도서관에 20여만권의 현대문학작품을 수집해 수상자 선정의 기초자료로 삼고 있는데 스웨덴어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문학은 조병화시인 등 열손가락으로 꼽아도 남을 정도이며 그나마 비서구문학으로 분류돼 인도네시아 등과 더불어 한쪽 구석을 외로이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일본의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1968년)와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1994년)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지만 한국문인은 후보추천에만 그친게 고작이었다. 일본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작품도 작품이지만 국력이 뒷받침되고 국가의 지원이 절대적인 힘이 되었었다. 현직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국가답게 우리나라도 이제는 출판·번역·홍보 등을 국가차원에서 적극 지원하여 문학분야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도록 국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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