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말도 제대로 할줄 모르는 것을 가끔 본다. 몇가지 예를 들겠다. 남의 부부를 존대해 일컫는 말로 양주(兩主)란 말이 있다. “그래! 양주분(부모님)께서도 잘 계시고…”하는 인사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이 특히 젊은이들 가운데 있다. 잘쓰지 않는 말이라 그런다고 치자.

부인이란 말도 잘못 쓰여 심지어는 자기 아내를 가리켜 ‘부인’이라고 말한다. 남의 아내의 높임말이 부인이다. 텔레비전 토크쇼같은데 나온 사람이 “우리 부인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가관스런 장면이 그대로 방영되기 일쑤다.

발음을 잘못 표현하면 어휘가 달라지는 말이 있다. 감사(監査)와 감사(感謝), 간부(幹部)와 간부(姦夫) 등으로 이밖에도 많다. 감독하고 조사하는 감사는 짧게, 고마움의 감사는 약간 길게 발음한다.

텔레비전 뉴스진행자마저 짧게 발음해야 할 주요직책자의 ‘간부회의’ 간부를 길게 발음하는 ‘간부(姦夫)회의’로 표현, 간통한 사내들 회의로 둔갑시킨다. 물론 잘못 발음한 것으로 알고 새겨 듣곤 하지만 언어공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파미디어의 이같은 무책임은 잘 모르는 시청자들에겐 맞는 것으로 오인시켜 그대로 악영향을 미친다.

우리말은 어휘가 풍부하다. 그만큼 의의와 정서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외래어는 곧잘 구사하면서 우리말엔 잘못을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없지 않다.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의 말을 제대로 하고자 하는 노력을 갖는 것은 나라사랑이다.

<고침> 어제 본란 ‘한글날’ 제하의 본문가운데 3일을 9일로 바로잡습니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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