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민족은 옛날부터 ‘동이(東夷)’라고 불릴만큼 큰(大) 활(弓)을 쏜지가 반만년 가까이 된다. 국내양궁의 기본은 국궁(國弓)의 8개 사법(射法)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국궁의 비법인 비정비팔(非正非八)을 원용하고 있는 게 그중 하나다. 오른손 잡이의 경우 과녁을 향한 왼발을 조금 뒤쪽으로 빼 중심을 지탱하는 비정비팔의 원리는 세계양궁선수들에게 하나의 모범이 됐다. 또 양궁인들은 최면술, 참선, 마인드컨트롤을 이용해 심리적인 면을 수련하는 과정을 필수코스로 여긴다.
양궁경기는 관중 입장에서는 쉬워 보이지만 역도선수 못지 않은 힘을 필요로 한다. 활 시위를 한번 당길 때 드는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남자의 경우 활시위를 최대한 당길 때 필요한 힘은 22.7㎏∼25㎏정도의 무게를 드는 것과 마찬가지고 여자는 16∼18㎏이다. 그러나 올림픽 라운드 랭킹라운드에서는 여자 남자 구분없이 72발을 쏜다. 여자선수들의 경우 이때 드는 힘은 100㎏짜리 역기를 12번 내지 14번을 들어 올리는 것과 비슷하다. 결승전에 진출할 경우 한 궁사가 쏘는 화살 총수는 무려 90발이나 된다. 단체전에서는 결승까지 오를 경우 1인당 27발을 쏜다. 따라서 올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려면 모두 2,592㎏ 내지 3,016㎏의 역기를 드는 엄청난 힘이 들어 간다. 시드니 올림픽 여자양궁개인전에서 금메달·은메달·동메달을 모두 차지한 윤미진 김남순 김수녕 선수가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한 그야말로 역사적인 쾌거를 이룩했다.
시속 200㎞짜리 화살이 70m 거리의 과녁에 꽂히는 데 불과 0.7초밖에 걸리지 않는 양궁경기에서 코리아를 세계만방에 빛낸 신궁(神弓)들이 정말 참으로 자랑스럽고 훌륭하다. 올림픽 개인전에서 5연패, 단체전에서 4연패를 이룬 여궁사들의 위업은 신화(神話)라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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