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The Astronaut’s Wife

우주에서 2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영화 ‘애스트로넛’의 원제는 우리 말로 ‘우주 비행사의 아내(The Astronaut’sWife)’.

30살을 갓 넘긴 젊은 감독 랜드 래비치의 데뷔작으로 우주 비행사의 아내가 우주에서 의문의 사고를 겪은 뒤 달라진 남편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을 그린 SF스릴러물이다.

미 항공 우주국의 유능한 우주 비행사이자 매력적인 남편인 ‘스펜서(조니 뎁)’는 우주에서 2분간 통신이 두절되는 사고를 겪고도 무사히 귀환해 영웅이 된다. 그러나 그와 함께 탑승했던 함장은 지구에 오자마자 이내 숨지고 어쩐 일인지 함장의 아내 또한 자살해 버린다.

영웅 대접을 받으며 뉴욕으로 직장을 옮긴 스펜서는 우주선을 만드는 일에 열중하지만 그의 아내 ‘질리언(샤를리즈 테론)’은 왠지 그런 남편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그러던 중 남편을 검사했던 리즈 박사가 질리언을 찾아와 지금의 스펜서는 당신 남편이 아니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영화는 우선 소재와 접근 방법이 독특하다. ‘우주’와 ‘외계인’을 염두에 뒀지만 기괴한 모습의 외계인이 등장해 싸우거나 하지 않는다. 예상할 수 있긴 하지만 시종일관 우주에서 2분 동안 ‘뭔가 일이 있었다’고 암시할 뿐이다. 대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내의 심리에 초점을 맞췄다.

‘아직도 내가 네 남편으로 보이니?’. 철썩같이 남편이라고 믿고 있던 자가 사실은 남편의 모습을 한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게됐을 때의 놀람, 갈등, 절망감, 그리고 부인(否認) 등 아내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잡아냈다.

신인 여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조금 과장돼 보이긴 하지만 이런 아내의 심리를 풍부한 얼굴 표정과 함께 소화해냈다. ‘가위손’ ‘슬리피 할로우’등에서 독특한 자기만의 색깔을 연출해온 조니 뎁이 매력적인 남편과 외계인, 두 가지 인격을 연기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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