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디얼리 디보티드

‘헌신적인 사랑’ 쯤으로 해석될 수 있는 영화 제목(Dearly Devoted)과는 달리 ‘끔찍한 집착’을 그린 영화다.

집착의 도가 지나쳐 무자비한 살인을 일삼는 한 소녀의 광기는 그야말로 가슴을 섬뜩하게 할 정도.

스크린을 지배하는 예측불허의 살의(殺意)에 온 시선이 모아지지만 그보다는 종반부 반전이 무엇보다 압권이다.

아름답고 연약해 보이는 17살 소녀 데비 스트랜드(로즈 맥거원)는 집이 불길에 휩싸이는 바람에 엄마와 자신의 연인을 잃고 홀로 남는다. 그 후 외할머니 집으로 거처를 옮긴 데비는 종교에 빠져있는 외할머니의 학대에 시달리는 가운데 전학간 학교의 작문선생님 피터 리날디(알렉스 맥아더)에게 첫눈에 반해 빠져들기 시작한다.

피터에 대한 집착이 갈수록 강해지면서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독점하기 위해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살인을 마다하지 않고 음흉한 계획을 꾸민다.

아무렇지도 않게 일을 저지르고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비의 행동은 편집광의 사랑에 다름 아니다.

‘스크림’,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등 10대들이 대거 등장해 비명을 질러대는 할리우드 공포영화와는 달리 어린 소녀를 내세워 공포스러우면서도 요염한 분위기로 치장했다.

“엽기적인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그녀가 유일하다”는 스티브 코헨 감독의

말처럼 로즈 맥거원의 연기에 많이 기댄 영화다. 23일 개봉.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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