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주민의 분노

고양시는 풍삼천 도촌천 일대 주택가 및 농경지에 대한 상습 수해예방을 위해 백석교 확장 공사를 추진하다가 이번 급수 지연사태를 유발시켰다.

백석교를 확장하려면 송수관을 먼저 이설해야 하는데 30∼31일 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따라 28일 오후 뒤늦게 단수와 송수관 이설공사를 강행했다.

29일 오후 7시까지 마칠 예정이었으나 공사 난이도 등을 이유로 7시간이 지난 30일 새벽 2시30분이 다 돼서야 통수가 됐다.

그런데 일산신도시 단독주택 지역은 정발배수지 담수율이 80%에 이르러야 급수가 가능한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31일 오후 4시 현재까지도 담수가 완료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민들의 분노를 자극한 것은 공무원들의 위기 대처 능력 부재, 불친절, 거짓말 등이었다.

정상 급수지역에 대한 제한급수만 제때 이뤄졌어도 지금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또 관계공무원들은 29일 저녁부터 주민들이 “왜 물이 안나오냐”고 항의하자 상당수가 거짓말이 될줄도 모르고 “곧 나온다”고만 둘러 댔다.

심지어 30일 오후부터는 상수도사업소장을 비롯한 모든 관련 공무원들이 휴대폰조차 받지 않았고 어느 부서에서는 “우리 소관이 아닌데 왜 내가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하느냐”는 퉁명스런 답변을 했다.

주민들은 어느 곳에서도 속시원한 답을 들을 수가 없어 친척집과 친구집을 전전해야 했고 급기야 31일 감정이 폭발한 부녀자들이 시청으로 몰려오게 됐다.

“공무원들이 선진지 견학을 자주 다니는데 일본에서는 우회 송수관을 설치한뒤 단수한다”는 한 주민의 충고가 이번 단수사태현장에서 귀에 와닿는 이유는 왜일까.

/한상봉기자 <제2사회부·고양>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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