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敎委의장 선거가 이래서야

경기도교육위원회의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가까워오면서 교육계 주변이 혼탁선거양상으로 얼룩지고 있다. 오는 31일 임시회에서 선출할 의장단 선거에는 특히 교육위원 정원 13명 중 5명이 의장(후보 3) 및 부의장(후보 2)에 출마할 뜻을 밝히고 선거전에 나섬으로써 과열·타락현상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보도된 선거 행태를 보면 어쩌면 이렇게도 고질적인 정치판을 닮았는가 하는 개탄이 절로 나온다. 선거전 초반에는 정치판의 지역색처럼 경력·비경력간의 편가르기 대결구도로 진행되다 일부 위원들이 이탈, 상대후보 지지로 돌아서자 상대측에 대한 인신공격과 물고 뜯는 음해성 상호비방이 난무하고 있다.

예컨대 ‘누구누구는 다리가 불구인데다 술을 못하고 독선적이어서 도교위 의장으로 부적합하다’는 것에서 부터 또 ‘누구누구는 성격이 신경질적인데다 불치의 병을 앓고 있다’ 또 ‘누구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부도덕한 인물로 의장자격이 없다’는 등 상대방을 흠집내고 음해하는 얘기들을 퍼뜨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더러는 언론인이나 교원의 이름을 도용, 후보자의 학교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후보자가 사학자금을 빼내 위원들을 매수하는 등 불법선거를 하고 있는데 아느냐’며 인신공격하고, 이같은 내용을 언론사에 알려주기도 한다. 흑색선전 일변도의 치졸하고 낯뜨거운 저질비방이 도를 넘어서 시정잡배 뺨치는 상황이다.

도교위의장 선거까지 오직 당선만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한심한 풍토를 보면서 당 혹함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교육위의장은 지역의 교육·학예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설치한 지방교육자치 의결기구를 대표하는 장(長)이다. 이런 자리를 차지할 사람을 뽑는 선거전이 혼탁한 정치판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면 어떻게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일 것이며, 학예 풍토를 진작할 수 있는지 암담할 뿐이다.

도교위의장 선거가 이처럼 혼탁·비방의 난장판 선거에다, 특히 경력·비경력으로 나뉜 분파의 힘이 작용한다면 교육정책에 관한 교육위의 심의·의결에 대해 신뢰가 생길 수 없고 제대로 될리도 없다. 때문에 적어도 지방교육발전을 주도할 교육위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만은 정치판과는 달라야 한다. 후보자들은 이제라도 일선 교직자들과 특히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거가 되도록 이성을 되찾고 자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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