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왕래

지난주는 온통 이산가족 교환방문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다. 마치 이밖의 일은 일도 아닌 것처럼. 텔레비전은 종일 상봉장면으로 장식했고 신문도 거의 전지면을 상봉기사로 메웠다. 남쪽아내 북쪽아내 상면등 정말 기막힌 사연이 많았다. 지난 50년의 단절은 기구한 인생유전의 세월이었다.

텔레비전 시청자나 신문독자나 보는이들조차 가슴 뭉클한 사연이 홍수처럼 쏟아졌다. 언론이 매달리다시피 할만한 세기적 이벤트였다. 외국의 주요언론들도 연일 대서특필했으니.

서울도 울고 평양도 울린 교환방문이 끝난 지금 가슴찡한 여운속에 한바탕 태풍이 지나간듯한 허탈감이 감돈다. 이런 가운데 이산가족상봉이 이대로는 안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 많이 더 자주 더 간단한 절차로 만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방문으로 든 비용이 30억원이라고 한다.

이 돈이 아까운 것은 아니지만 방문비 부담이 무한정일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상시면회소 설치가 시급하다는 얘기가 이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교환방문의 정례화, 상시면회소 설치도 좋으나 더 좋은 것은 자유방문이다. 남북을 왕래하고 싶은 이산가족은 어느때든 마음대로 집까지 찾아갈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내년 가을쯤 개통될 경의선은 이산가족 왕래에 아주 좋은 교통편이 될수 있다.

집까지 찾아가는 자유왕래의 길이 트이면 이산가족 교환방문도 차츰 보편화돼 언론의 관심 또한 점차 지금같진 않게 될 것이다. 자유왕래가 일상화되어 웬만한 사연은 보도가치가 없는 개방된 이산가족방문의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다만 대남요원화는 언제나 경계의 대상이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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