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의정부시 도심 중심부에 자리 잡은 미군부대 3곳의 이전문제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해놓고도 더 넓은 대체부지와 시공계약권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측을 경시하는 협상태도다.
의정부시가 지난 1987년 부터 10여차례에 걸쳐 협의한 미군 시설물에 대한 설치이전 내용에 따르면 1998년 7월 캠프홀링워터와 미군공병대 숙소인 의정부2동의 캠프라과디아를 송산동 캠프스탠리 인접지역으로 이전키로 하고 주한미군 시설 제1지역 사령부와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또 지난 1996년 착공한 녹양동 교통광장∼호원동 서울시계를 연결하는 국도 3호선 우회도로 확장공사도 종합운동장 진입로 공사구간 중 700m가 미군 공여지에 편입돼 차질을 빚자 타당성 조사를 공동 실시키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민자유치로 내년 착공예정인 의정부 경전철 사업도 계획노선 600m 구간이 캠프라과디아 부지를 통과해 난관이 예상돼 지난 3월 우선 공사를 시행하는 조건으로 미군과의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미2사단은 올 들어 미군부대 통합계획에 따라 3곳의 부대전용 공여지를 일괄적으로 이전한다는 명목하에 대체부지로 기존부대 면적 6만여평보다 3.5배 이상의 법무부 소유 21만여평을 요구하는가 하면, 60개동 건물 등 시설물 이전에 대한 설계와 시공계약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도3호선의 극심한 체증해소를 위한 8.3㎞의 8차선 우회도로 공사는 물론 경전철 사업 등에 극심한 차질이 생겨 궁극적으로는 사업계획이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미군측의 이와 같은 협상태도는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규정을 무시한 채 부대 이전합의를 지연 또는 이행치 않으려는 의도적인 태도라는 점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더욱 큰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우려된다.
만일 국방부와 미8군 차원의 협상이 결렬되거나 지연되면 절름발이 도로를 개통해야되는 처지에 놓인다. SOFA가 독일·일본 수준으로 개정될 것으로 보이고 더구나 정부가 한햇동안 주한미군에 1조2천236억원이나 지원하는 마당에 미군부대의 비협조로 의정부 도시 중심부가 동·서로 갈라지는 불상사가 생겨서는 안된다. 정부차원의 적절한 대책과 타결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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