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막후정치의 대부(大父)로 불리우는 김영삼전대통령(YS)과 자민련 김종필명예총재(JP)가 국민과 정치권 일각으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YS는 지난해 5월 김대중대통령을 ‘독재자’라고 지칭, 여당의 집중 공격을 당한데 이어 얼마전에는 ‘영남대권론’과 ‘이인제불가론’을 제기, 현실정치에 깊숙히 개입한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특히 문민정부 시절 JP퇴진을 막후에서 주도했던 그가 지난달 28일에는 “JP는 앞으로 할 일이 많은 사람”이라고 추켜세워 정치권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원웅의원은 “YS가 박정희대통령 기념관은 ‘유신독재의 장본인’이라는 이유로 강력 반대하면서도 또다른 장본인인 JP에게는 ‘할 일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자민련 교섭단체 만들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JP 역시 최근 여야를 넘나들며 곡예정치를 편데 대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제213회 임시국회에 이어 제214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의 외줄타기 정치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야당의원은 JP가 한일의원연맹회장 자격이 없다며 지난 2일부터 사퇴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4일 현재 20여명의 의원들이 동참했다.

이 의원은 “JP가 당리당략에 따라 국회법 개정안 날치기를 유도했다”고 못박은 뒤 “개인적인 골프약속 때문에 국회 개의시간까지 바꾸게한 JP가 의원외교의 대표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성토했다.

JP는 현란한 이줄플레이로 ‘정치 9단’, ‘정치의 달인’이라는 수식어를 재확인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불신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YS와 JP는 김(金)씨 성(性)이라는 것 외에도 막후정치로 탁한 정치를 더욱 탁하게 만들고 있다는 불명예스런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더이상 후3김시대의 부활을 꿈꾸지 말고, 이제는 정치발전을 위해 기꺼이 떠나야 할 때다./이민봉기자 mb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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