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바로알기 학술회의 가져

정조대왕 서거 200주년을 맞아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재조명하고 화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사단법인 화성연구회(이사장 김이환)가 ‘화성바로알기 학술회의’를 25일 저녁 화서문에서 가졌다.

‘화성에 배포된 정조대의 문헌’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문식교수(서울대 규장각)는 “정조대 문헌인 주서백서, 정시문정, 규장전운 등의 배포처에 지방도시로는 유일하게 화성이 포함돼 있었다”며 “문헌 배포에 있어 화성을 다른 유수영이나 팔도의 감영보다 우대함은 물론 학문을 관할하는 중추기관인 규정각, 홍문관, 춘추관, 성균관 등의 대등한 기관으로 우대했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이에 대해 ▲사도세자의 무덤을 모신 화성을 다른 기관보다 우대함으로써 은연중에 사도세자의 정치적 위상까지 격상시키는 효과 기대 ▲정조가 은퇴한 뒤 노후에 살게 될 안식처로 육성하고 화성행궁에 머물면서 독서할 책을 미리 비축 ▲화성을 문화의 도시로 육성하려 했던 것을 세가지 이유로 꼽았다.

그는 “정조대의 문헌은 18세기 후반 조성된 신도시 화성을 수도권의 새로운 거점도시이자 학술문화의 도시로 키우려는 정조의 의도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증거물”이라고 결론지었다.

‘화성주변경관 계획에 관한 연구’로 발표에 나선 유완종 도시공학박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각광받고 있는 화성이 도시화를 앞세운 무분별한 개발에 그 가치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양적개발보다는 환경, 인간척도, 삶의 질적 요소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적개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시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호, 광교, 화홍 등 수원 8경을 실례로 들고 “‘근본적인 경관대책을 위한 도시경관조례 등의 제도와 보완’ ‘건물이나 구조물 등에 대한 경관계획과의 미흡한 연결고리의 보완’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강주수교수(서울시립대)와 김충영과장(수원시 도시계획과)은 ‘화성 미복원 시설의 조사 및 확인’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서 성곽, 행궁, 공공시설 등 화성의 시설물 가운데 상대적으로 복원이 안되고 있는 화성 내외 시설에 대해 언급했다.

강교수와 김과장은 미복원시설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화성성역의궤 등의 사료와 1911년 고지적도, 항공사진, 항공측량 수치지도 등을 통해 현장확인을 거쳐 고찰 및 검증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남수문∼남치구간, 성문 주변, 팔달산 순환도로 일부구간, 남서적대, 남동적대, 남암문, 남공심돈, 남수문, 화홍문 옆의 성곽 등이 미복원 성곽시설로 확인됐다.

성곽을 제외한 화성관련 미복원 시설로는 사당인 성신사, 화성유수를 보좌하며 유수부의 실무를 지휘관리하던 수원 판관이 주재했던 이아, 군무에 필요한 업무를 담당했던 군무소, 화성의 연못인 동지·남지·북지, 현륭원과 건릉의 제물을 준비하기 위해 행궁 남쪽에 설치한 외청인 분봉상시, 행궁의 수라청인 별주, 별도의 건물로 규정을 위반하여 사용하던 감옥 등과 수직소, 북은구, 중포사, 내포사, 무고행각, 종루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확인된 36개의 미복원시설들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구성해 검증·복원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를 위해 “먼저 도시 건축 조경 경관 역사 문화 생활 등 모든 분야로 복원대상의 범위를 넓히고 확인된 미복원시설에 대해서는 현장표식 등을 실시해 지속적인 화성발전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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