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의회상 재정립

“벌써 몇번째입니까! 부조리를 감시하기는 커녕 부조리에 앞장서 오며 각종 행태를 보여왔던 시의회가 어떻게 시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최근 한 시의원의 고백으로 불거져 나온 안양시의회 의장단 선거과정에서의 금품로비의혹 (본보 14일자 15면보도)을 두고 평소 활발한 활동을 해온 시민단체 모인사의 비난섞인 뼈있는 한마디다.

지난 98년 6월 제3대 시의회 개원이래 현재까지 뇌물수수, 배임수재 등 각종 부조리로 실형이 확정돼 시의원직을 상실한 의원만해도 의장을 포함, 5명에 이르고 있다.

이로인해 시의회는 그동안 시민단체의 의장 및 의원직 사퇴요구, 숱한 보궐선거를 거치며 구겨질대로 구겨져버린 의회상과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속에 지난해에는 의원들이 지켜야할 윤리실천 규범까지 제정하며 각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등 안간힘을 써왔다.

그러나 이같은 시의회의 각성하는 모습도 잠시인채 지난 6일 실시된 의장단 선거과정에서는 의원들간에 로비성격을 띈 수백만원이 오간 것으로 밝혀지면서 경찰의 수사를 받는등 또다시 엉망진창이 된 의회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표를 사기 위해 수백만원의 돈을 건넨 것으로 밝혀진 K의원은 안양시설관리공단의 각종 부조리를 밝혀내겠다며 특위 위원장까지 맡아 공단직원들의 저승사자(?)로 불리웠었고, N의원 역시 평소 무소유(無所有)사상을 주장하며 청렴결백한 것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에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시의회는 이번 사건을 토대로 더이상 각종 부조리속에 비난받는 의회상이 아닌 모범적이고 올바른 의회상을 세워나가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하고 해당 의원들은 사법처리가 문제가 아니라 도의적인 책임에 대해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안양=이용성기자 leey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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