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송악산

경기오악(京畿五岳)의 하나인 송악산(松嶽山)은 개성시(開城市) 북쪽에 있는 해발 488m의 명산으로 일명 만수산(萬壽山)이라고도 한다. ‘만수산에 구름 뫼듯’이란 말은 사물이 많이 모임을 일컫는다. 북쪽에 송악산, 서쪽에 오송산·야미산, 남쪽에 남산 등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산자수명한 개성은 고려 475년동안의 왕도(王都)로, 황도·중경·개경·송도·송경 등의 옛 지명이 있다.

송악산의 처음 이름은 부소(扶蘇) 또는 곡령(鵠嶺)이었다. 만월대, 경덕궁, 성균관, 선죽교 등 고적이 많으며 개성과 송악산을 소재로한 문학작품도 상당수에 이른다.

“강산이 송악을 껴안았는데 견여 타고 바로 팔선궁으로 오르네. 남강은 밝고 서강은 어두워 개성 지척인데도 개고 흐림 같지 않네.(이색)” “선인교 나린 물이 자하동에 흐르니 반천년 왕업이 물소리뿐이로다. 아희야 고국흥망을 물어 무삼하리오.(정도전)”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야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정몽주)”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이방원)” “눈 맞아 휘었노라 굽은 솔 웃지마라. 춘풍에 피운 꽃이 매양에 고왔으랴. 춘표표 솔분분할제 너야 나를 부러워하리라.(최영)” “눈 비추는 달은 고려의 빛이요 차거운 종소리는 고국의 소리로세. 남루는 시름겹게 홀로 서 있는데 성곽에는 거문 연기 자욱하네.(황진이)”

파란만장한 대역사와 문향의 고장 개성 송악산이 요즘 장마비로 대기중 오염물질이 씻겨 내려 흐린 날씨에도 60여㎞나 떨어진 서울 남산타워에서도 보이는 날이 있다.

방랑시인 김병연은 그 옛날 “읍이름은 개성인데 (읍호개성·邑號開城) 왜 문을 닫느냐 (하폐성·何閉城)”고 했다. 지금은 휴전선 북쪽에 있지만 이제 경기도 개성의 문은 다시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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