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조흥동 예술감독의 부임과 함께 새롭게 단장한 경기도립무용단이 어떤 공연을 펼칠까,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은 정기공연 ‘우리 춤 그 맥 2000’에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16, 17일 양일간 도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 공연은 우리 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총망라한 대형무대로 전통무용에서 민속무용·창작무용까지 우아한 멋과 아름다움을 한껏 과시하며 한층 변모된 기량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화려한 볼거리와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진 무대는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춤으로 국태민안과 태평성대를 기리는 ‘태평무’로 시작됐는데 이는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 멋지게 보였다.
이어 한국무용의 대명사인 화려한 부채춤, 품위와 격조로 예술무용의 극치를 이루는 승무, 정중동의 미가 신비롭고 환상적인 살풀이 등의 전통무용이 선보여졌는데 춤을 통해 인간 내면세계에 함축된 흥과 멋을 창출해 내기위해 힘쓴 조감독의 노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창작춤무용으로는 신명나고 경쾌한 장고춤인 ‘여인의 고정(鼓庭)’과 일제식민치하의 굴욕적인 삶을 살아야했던 정신대 여인의 절규하는 한을 담은 ‘잔영(殘影)’, 내일의 향해 도약하는 젊은이들의 희망찬 노래속에 화합과 단결, 사랑과 평화를 힘찬 몸짓으로 표현한 ‘비상 2000’이 무대에 올려져 역시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무대에선 조흥동감독이 남성춤의 백미인 한량무를, 아끼는 제자의 경기도 첫공연을 위해 팔순을 앞둔 김백봉선생이 ‘산조’를 통해 농익은 춤사위를 선보여 공연을 더욱 빛냈다.
조흥동 감독의 경기도 데뷔 무대는 공연장 로비의 수십개의 화환이 말해주듯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 성공적이었다.
“50여년간의 춤인생을 통해 얻은 역량과 다양한 경험을 도립무용단에 쏟아부어 국내 정상의 무용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하던 조감독은 지난 4월 부임이후 단원 훈련에 심혈을 기울여왔고, 솔직히 다소 걱정도 했지만 단원들이 열심히 호응해줘 생각보다 괜찮은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고 그 가능성에 만족해했다.
한단계 발전한 도립무용단의 공연을 지켜보면서, 한국 무용계의 중추적인 인물로 고향(이천)에 와서 도립무용단과 경기도 무용예술 발전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아끼지 않겠다는 조감독에게 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행정에서 물심양면 뒷받침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가 바라는 건 보다 훌륭한 작품을 위해 예술감독으로서의 권한을 제대로 부여하고, 단원 증원이며 작품제작비의 현실적인 지원 등 감독으로서
소박하고 당연한 것들이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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