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바다 오염 막아야

인천 앞바다가 한강을 통해 흘러 내려온 쓰레기로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있다니 안타깝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70㎞ 떨어진 덕적도 해상의 그물에서 냉장고가 발견될 정도라고 한다.

쓰레기는 비닐류와 목재 등이 대부분으로 특히 잘게 부서진 비닐이 어망의 새우에 섞이면 골라 내기가 어려워 어민들뿐만 아니라 구매자들까지 골탕을 먹고 있다. 그물을 올리면 고기 반, 쓰레기 반이어서 쓰레기더미 속에서 고기를 고르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수원대 환경공학과가 조개잡이 형망 그물을 이용, 인천 덕적도 바다 밑바닥을 조사하면서 ㏊당 4.568㎏의 쓰레기를 건져 올렸으며, 지난 달 30일 인천항만, 월미도, 연안부두에서 행정선 등 선반 12척을 동원해 바다 대청소를 실시한 인천시는 1년 동안 22만9천350t의 바다 쓰레기가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파도를 따라 먼 바다로 이동한 쓰레기가 전체의 반 정도라고 감안하면 30년 동안 344만여t의 쓰레기가 인천 앞바다 바닥에 쌓여 있거나 떠다니고 있을 것이다.

폐비닐 등 바다 쓰레기는 분해되지 않고 개펄에 파묻혀 물고기의 산란장을 없앨뿐만 아니라 개펄 진흙 속의 산소공급을 막아 생태계를 파괴하여 어획고를 감소시킨다.

바다 쓰레기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데도 정부는 아직 심도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아 더욱 답답하다. 1996년 수도권행정협의회에 바다 쓰레기문제가 처음 제기된 후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가 5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3월 바다 쓰레기 대책비 35억원을 걷기로 한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이 돈은 바다 쓰레기 분포실태 조사와 청소전용선 구입에 쓰일 뿐 차단막 설치 등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은 요원하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천 앞바다를 치유하려면 먼저 한강으로 유입되는 쓰레기를 근절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인천 강화 북단 4∼5곳에 차단막을 설치해 청소전용선이 쓰레기를 수거해야 하는 것이다. 또 어부들이 바다 쓰레기를 육지로 가져올 경우 일정액을 보상해 주거나, 어부들이 가져온 쓰레기를 정부나 행정당국에서 처리해주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해양오염은 일단 발생하면 제거하는데 많은 경비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발생한 뒤의 사후처리보다는 예방이 최우선이다. 인천 앞바다가 더이상 쓰레기로 오염되지 않도록 적극 대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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