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격

오늘날의 국무총리에 비견되는 영의정(領議政)은 조선시대 최고의 중앙관직으로 법제적·실권적 기능을 수행했다. 흔히 영상(領相)으로 불렸으며, 상상(上相), 수규(首揆)라고도 하였다.

법제적으로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 규정되었지만, 실제의 기능은 왕권이 강하고 약함에 따라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세조(世祖)가 즉위 하여서는 영의정이 실권없는 무력한 지위로 전락하였는데 이는 단종 때 영의정 황보인(皇甫仁)과 김종서(金宗瑞)등의 정적이 세조의 행동을 크게 제약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왕권의 강약, 의정부와 6조의 역학관계, 비변사의 설치, 규장각의 운영, 당쟁과 세도정치, 각종 변란으로 인한 정치분위기 등과 연관되면서 영의정은 권한의 번복을 계속했다.

영의정은 전조선 시대를 통하여 존속돼 오다가 1894년 갑오경장 때 의정부의 총리대신으로 바뀌고, 이후 내각총리대신·의정(議政)으로 개칭 되었다.

현재의 국무총리 제도는 1948년 정부수립 이래 설치돼 제2공화국을 제외하고는 행정부의 제2인자로서 대통령을 보좌하며 그의 명을 받아 행정 각 부를 통할하는 일을 해 왔다. 그러나 실제 권한은 왕권시대처럼 대통령의 의중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국무총리로 지명된 이한동(李漢東)총리서리는 무슨 역할을 어떻게 할는지 미지수이지만 국회임명 동의안 처리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양이다. 특별팀까지 구성, 이 총리서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이 특별팀은 최근 수년간 이 총리서리의 각종 인터뷰와 연설, 강연 발언 등을 수집해 내용을 분석하는 방대한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한다. 왕명을 받은 영의정이었으면 인사청문회는 없을텐데 그러나 이 총리서리는 야당의 공격준비에 대범한 자세다. 그동안 작전상(?) 식언 몇 마디 한 일 외에는 꺼릴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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