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화장실사업’문제점

수원시가 특색사업으로 추진하는 ‘아름다운 화장실’관리가 ‘돈만 펑펑, 편의 뒷전’ 이라는 제하의 보도가 있었다.(본지 29일자 15면) 광교산을 비롯한 등산로와 공원 등 17곳에 시가 세운 화장실은 음악을 들려주는 등 화장실 문화를 선도한다는 것이 평소의 자랑이었다.

그런데 보도 내용을 보면 이에 몇가지 의혹이 발견되는 것은 유감이다. 우선 건축비가 턱없이 비싸게 먹혔다. 평당 건축비가 1천만원인 것은 납득키 곤란하다. 그것도 3년전 이다. 지금의 아파트 평당 건축비 보다 두배도 넘게 들어갔다. 대부분의 부지는 시유지 여서 땅값은 빼고도 그렇게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건축비보다 턱없이 비싼 화장실 이란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 공사내역과 발주 경위가 어떤지 궁금하다. 이에 대한 규명이 요구된다.

화장실관리를 위해 월 5천만원의 인건비를 들이는 것 또한 석연찮다. 한곳당 3∼6명씩 모두 95명의 인원이 투입되고 있다. 투입되는 공공근로자 란게 과연 대상이 되는 사람들인지, 또 된다해도 혹시 특정인에 국한 한 것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막대한 관리비를 들이면서도 저녁10시부터 이튿날 아침6시까지 문을 걸어 두어 새벽 산책객이나 등산객들은 이용 못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관리비는 인건비 말고도 비품비가 또 들어간다. 청소용구 및 화장지 등으로 들어가는 월 수천만원대의 비품구입이 과연 합당한 방법으로 하여 예산절감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수원시민들은 한해가 다르게 심화하는 교통난에 시달리고 사회복지 분야 역시 심히 열악하다. 지역사회와 시민의 고통은 외면한 채 ‘아름다운 화장실’사업만은 방만한 예산을 집행 하는 것이 지방재정법이 요구하는 건전재정 운영의 기본원칙에 합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원시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말하지만 몇 군데의 화장실을 인위적으로 개선한다고 해서 수원의 이미지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지엽적인 것 보다는 공중 도덕심 배양을 위한 범시민운동 같은 것을 추진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고 떳떳하다. 깨끗한 화장실 문화를 마다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화장실 특색 사업은 아무리 생각해도 전시행정이란 말을 면키가 어려워 재고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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