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어머니가 마흔살이 훨씬 넘어서 난 늦동이였다. 아이를 밴 어머니는 간장을 들이마시고 지붕에서 떨어지곤 해봤다. 지우기 위해서였다. 가난한 집안에서 입하나 더 느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마흔이 지나 출산하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던 것이다. 이런 천대속에 태어난 박정희는 어머니 젖이 나지 않아 동네 아낙들의 젖을 얻어먹고 컸다.
영국수상 블레어(46)와 부인 셰리(45)사이에 늦동이 넷째아들이 태어나 언론이 연일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신문방송들은 현직 총리부부가 아이를 낳은 것은 경사라며 아이 이름을 리오라고 지어주는가 하면 득남 사진을 특종으로 취급했다. BBC 방송은 “사직작가 메카트니는 셰리와 친구사이어서 언론매체들이 갈구했던 장면을 필름에 담을 수 있었다”며 블레어부부가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을 보도했다. 블레어는 또 득남에 따른 2주간의 무급휴가를 얻어 무급 육아휴가를 확대하는 문제가 영국 정부와 노조간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정희 어머니가 마흔 넘어서 출산하던 것과는 달리 셰리가 비슷한 나이에 낳은 늦동이는 언론의 축복을 받는 것이 시대가 다르고 배경이 달라 그렇다 치더라도 영국의 언론은 그토록 할 일이 없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오즉, 기사꺼리가 없으면 우리같으면 기사도 되지 않는 총리 아이 생산을 놓고 연일 야단들인가 싶다. 그것은 생활문화의 차이도 있지만 영국은 그만큼 풍요와 안정을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증시등을 불안에 떨게하는 제2 경제위기설도 없고, 기업의 자금난 경색도 없고, 3고(高) 걱정도 없고, 여야의 상극정치도 없고, 해먹었다하면 수십억씩 해먹는 부정부패도 없고, 부모를 죽이는 사회불안도 없기 때문인 것이다. 우리에게도 총리부인 애낳는게 뉴스가 될 날이 있을까./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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