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일대 생태계가 무분별한 간척사업으로 점점 파괴되고 있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한국가스공사가 LNG 3차생산기지 조성을 위해 평택시 포승면 원정리 앞바다에 공유수면 매립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생태계 파괴는 물론 남양만 일대의 다양한 어족산란장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니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남양만은 민물과 바닷물이 합류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대 해안과 개펄은 각종 해양생물의 산란장으로 어족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산란기에는 꽃게 숭어 등 다양한 어족이 몰려 청가리 도요새 등의 철새 도래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해양환경전문가들은 한국가스공사가 LNG 3차기지 조성을 위해 24만7천여평의 공유수면을 매립하면 남양만의 이같은 해양생물 산란장이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사장에서 쓸려 내려오는 토사와 부유물질로 개펄에 이상현상이 일어나 갯지렁이 고동 등의 이동에 따른 생태계 혼란이 초래될 것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 당국은 건교부에서 관계부처와 협의, 사업을 승인한 만큼 특별한 문제가 없는한 사업을 승인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다시 한번 해양환경전문가들의 이같은 우려를 귀 기울여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시화·화옹지구 등 크고 작은 간척사업으로 경기만 일대 470여만평의 개펄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됐다. 그나마 남아있는 남양만 개펄을 황폐화 시킬수는 없다.
그동안 개펄은 생태계에 대한 지식부족으로 쓸모없는 황무지로 잘못 인식되었다. 그래서 서해와 남해의 넓은 개펄은 갖가지 이유의 간척사업으로 탈바꿈하면서 실질적으로 국토를 넓혔다는 자랑스런 평가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근년들어 개펄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됨에 따라 간척 개발보다는 보존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보편적 시각이다.
이제 개펄은 각종 해양생물의 서식지이고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나가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음이 널리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당국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위적인 개발보다는 학계나 해양환경전문가들이 주장하듯 개펄을 잘 보존해 어민들 삶의 터전으로 가꾸어야 한다. 당국은 연안 생태계파괴만을 초래하게 될 남양만 공유수면매립계획을 당장 중단하고 오히려 개펄보존운동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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