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탄 규명 명쾌해야

매향리 미 공군사격장에서 열화 우라늄탄을 사용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우라늄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미군 당국의 공식발표에도 불구 논란이 가라앉기는 커녕 오히려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우라늄탄 보유자체를 부인하던 미군측이 당초 입장을 바꿔 우라늄이 함유된 대전차 기총포탄을 보유하고 있음을 공개 시인함으로써 국민들의 놀라움은 물론 미군측의 신뢰성이 상당히 상실됐기 때문이다.

물론 미군 당국은 보유한 우라늄탄이 전시 탄약이기 때문에 훈련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미 훼손된 신뢰성 때문에 매향리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시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부인으로 일관하던 보유사실을 시인함으로써 미국 정부가 이라크 등에서 우라늄탄 사용을 강력히 부인하다가 막판에는 인정했다고 밝힌 전직 미 공군조종사의 말을 떠올리며 분개하고 있다.

전직 조종사가 열화 우라늄탄이 매향리 사격장에서 사용됐을 것이라며 제시한 정황증거들이 구체성을 띠고 있으며, 그가 우라늄탄 탑재 A10전폭기 조종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증언을 가볍게 보아 넘기기 어려운 데가 있다. 그런 반면 ‘보유여부’에 대해 말을 바꾼 미군측이 이제 ‘사용사실’을 부인하고 그 주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파문을 가라앉히기에는 충분한 설득력이 없는 듯 하다. 명쾌하지 못한 해명이나 ‘보유여부’에 대해 오락가락한 태도가 사태수습을 오히려 힘들게 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입장 및 대응은 더욱 더 의아스럽고 한심하다. 국방부측은 “이미 우라늄탄을 사용치 않았다고 밝힌 만큼 방사능 측정계획이 없다”며 “한미 합동조사활동에서도 이 문제를 검토하지 않겠다”고 했다. 환경단체가 사격장인 농섬에서 벌인 방사능 오염조사에서 이상징후가 발견됐는데도 국방부의 대응이 이러하니 의혹만 커질 뿐이다.

우라늄탄은 폭발시 유출된 방사능이 인체에 노출되면 암을 유발하거나 조산·기형아출산 등의 후유증을 남기게 될 우려가 있다. 우리가 우라늄탄의 사용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또 사용을 반대하는 것도 이같은 방사능오염 가능성 때문이다. 미군측은 이제라도 우라늄탄을 사용했는지 여부에 대해 솔직히 답해야 하고 전문기관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사능오염조사를 통해 이를 입증해야 할 것이다. 과학적 입증으로 우리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의혹만 걷잡을 수 없이 부풀게 됨을 우리정부와 미군측은 알아야 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