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은 한마디로 황당무계하다. 정신만 혼란하게 자주 바뀌는 대학입시제도, 공교육도 제대로 못하면서 과외비를 지원하겠다는 교육부장관의 발언, 교실부족 실태 앞에서 속수무책인데는 분노까지 치밀어 오른다. 특히 새학기가 시작된지 두달이 넘도록 난민촌을 연상케하는 ‘더부살이 수업’이나 ‘컨테이너 교실 수업’을 받고 있는 수도권 지역은 더욱 심하다. 그래서 수도권 지역 학부모들의 불만이 지금 폭발 일보직전에 이른 것이다.
지난 3월 개교한 용인시 수지지구 정평중학교의 경우 학습시설물 부족과 교사증축 지연으로 학생 290여명이 인근 풍덕고교의 교실을 빌려 더부살이 수업을 하고 있다. 수원시 오목초교는 학교운동장과 기자재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개교하여 일부 학부모가 전·입학을 거부, 100여명의 학생이 인근 고색초교에서 2부제 수업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또 아파트단지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이천시 설봉초교, 수원시 당수초교 등도 학생수가 급증했으나 교실 신축이 안돼 280여명의 학생이 임시 개조한 컨테이너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인구가 급증했으나 지자체와 교육당국의 무관심으로 부지확보를 못해 콩나물교실에서 수업하는 학교도 많다. 수원시 금곡동과 호매실동의 경우 초·중등학교의 신설이 시급하나 부지확보를 못해 금곡초교 등이 만성적인 교실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동두천시 생연초교도 콩나물교실과 원거리통학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러한 실정의 원인은 교육당국의 정책부재와 신도시 난개발, 교육기반 시설을 외면하는 자치단체때문이기도 하다. 수도권 자치단체들이 준농림지 등에 대규모 아파트 사업 승인을 내줘 지방세 수입을 챙기면서도 교육투자는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더욱 심각한 것은 수도권 도시에는 내년까지 110여개의 학교신설이 예정돼 있으나 부지는 물론 예산도 절반에 불과한 6천200여억원만 확보한 실정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봉책이긴 하지만 앞으로 도시계획위원회에 교육자들을 반드시 참여시키고 기존학교를 증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여 심각한 수도권 도시의 교실부족을 해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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