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기로 유명한 경기만의 바닷모래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옹진군 등에서 허가받은 해사채취업자들이 인천∼경기도 앞바다인 경기만의 20여곳 광구에서 모래를 퍼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앞바다의 경우 옹진군 자월면 승봉도 옆 무인도인 선감도 지역을 비롯, 덕적면 덕적도, 영흥면 영흥도 등에서 연 1천400만∼1천700만㎥의 모래가 채취되고 있다고 한다.
인천 앞바다의 모래채취는 1984년부터 소규모로 실시됐으나 지난 1995년 정부의 골재 수급계획에 따라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백사장 면적 감소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천 앞바다의 최대 모래 채취장인 자월면 선감도 주변의 이일레해수욕장과 자월도의 큰말해수욕장, 대이작도의 큰풀안해수욕장, 작은풀해수욕장 등의 백사장 면적이 줄어 들고 돌이 나오는 등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바다 매립과 농경지 배수로 등의 영향으로 백사장이 크게 줄어 들어 바다의 생태계가 크게 훼손돼 어족까지 줄어 들고 있는 것이다. 경기만을 산란장으로 하던 조기와 민어 등이 자취를 감춘 것은 이미 오래고 꽃게나 피조개, 전복 등도 머지않아 같은 처지가 될 형편이다.
국립수산진흥원 서해수산연구소의 최근 조사에서도 모래 광구 주변 바다에는 모래를 퍼올릴 때 생긴 갯벌층 등 부유물이 많아져 생물들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경기만의 환경파괴를 무릅쓰면서 옹진군이 해사채취 허가를 계속 내주는 것은 수입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올 한해만도 옹진군의 해사채취와 관련한 공유수면점용 사용료 명목으로 지난해 군 전체 세수(稅收)의 4배인 80억여원의 세외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해사채취가 여러해 계속되면 수산자원 고갈 등의 피해가 극심하므로 모래채취 허가량을 제한하고 바닷모래 및 방파제 유실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건설교통부의 골재수급계획량 3천700㎥중 40%를 경기만에서 채취해야 한다는 골재수급문제가 아무리 심각하다 해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더 이상의 무분별한 해사채취와 환경파괴는 막아야 한다. 바닷모래 채취를 완전히 중지할 수 없다면 광구별 휴식년제 도입이나 쿼터제 등을 통해서라도 해양자원을 관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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