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의 국회는 의사당만 있고 국회의원은 실종됐다.
4·13총선 전에는 선거 때라 해서 ‘개점휴업’상태였고, 지금은 선거가 끝나니 낙선자들이 너무 많아 국회를 열 형편이 되지 않는다고 계속 놀고 있다. 제210회 국회가 지난 2월9일 종료된 후 벌써 석달 가까이 ‘놀고 먹는’ 것이다.
과외대책, 금융시장 안정대책, 남북 정상회담 지원책 등 시급한 국정이 막중한데 국회가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15대 국회의원중 절반에 가까운 낙선자들에게 임시국회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인정상으로나 정치현실적으로 무리라며 임시국회 소집에 난색을 보이는 여야 지도부의 입장표명도 한심스럽다.
어차피 6월에 소집될 16대 국회가 개원하면 곧 바로 임시국회가 소집될 예정이기 때문에 현안들은 그때 다루면 된다는 논리까지 펴고 있어 그동안의 행적이 더욱 의심스럽다. 15대 국회는 분명히 5월29일까지 일을 해야 한다. 그때까지는 제16대 선거의 당선자든 낙선자든 국민의 세금으로 세비를 받는 국회의원이다. 그런데 선거 후 무려 한달 반 동안이나 놀게 된다면 ‘무노동 유임금’에 해당된다. 입법부의 직무유기인 것이다.
낙선자들이 안나오거나 참석시키기가 정 어렵다면 4·13총선에서 당선된 15대 의원들만으로 주요현안이 관련돼 있는 상임위를 재구성해 의사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지 않은가.
제15대 국회는 아직 3주일 정도의 임기가 남아 있다. 성의와 의지만 있다면 당장 임시국회를 열어 국정현안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벌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있다. 하루 빨리 임시국회를 열어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한다. 낙선한 국회의원들이 의연하게 등원하여 국정을 논한다면 유권자들이 두터운 신뢰를 보낼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임기끝까지 국정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
/淸河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