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議長’ 수용용의 없나?

총재회담과 관련하여김대중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여야총재회담은 일단은 성공적인 것 같다. 정당정치, 의회정치발전을 위한 ‘미래전략위원회’, ‘여야정책협의체’ 등 구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하다. 대화정치, 신뢰정치구현과 남북정상회담의 초당적 대처등을 다짐한 11개항의 공동발표문 또한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모양새가 좋았다.

이제 앞으로 이를 어떻게 지켜갈 것인가가 과제다. 두 총재는 역시 총재회담에서 합의한 적이 있는 ‘경제협력협의체’ 구성을 휴지화한 전례가 있어 이번 회담이 잘 끝난것 만으로는 전망이 밝을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관건은 상호신뢰에 있다. 서로 믿기 위해서는 여당이 먼저 믿을 수 있도록 정치적 고려를 베푸는 것이 순리다. 야당에게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면서 덮어놓고 협조만을 요구하는 집권당의 자세는 무리다.

예컨대 당장 제16대 국회 원구성을 앞둔 의장선출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돼 있다. 원만한 합의없이 이대로 가면 또다시 격돌, 좋았던 총재회담 분위기가 간곳 없게 될 것이 뻔하다. 객관적으로 보아 집권당 몫이 관례라는 여당의 주장보다는 다수당이 차지해야 한다는 야당쪽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다수의석 우위의 의회원리가 그러다하고 믿는 것이다. 국회가 행정부의 시녀가 아닌한 원구성은 자율로 행해져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저런 논리를 떠나 전기의장은 야당에게 양보하는 집권당의 금도가 있으면 여야관계가 한결 원만해질 것으로 판단한다. 후기의장은 여당몫으로 협상해두어도 좋을 것이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여당이 날치기 통과를 일삼지 않고 야당이 의사진행 방해의 횡포를 부리려 하지 않는 한 어느당이 의장이 되든 상관없는 것이다. 여야의 의장자리 싸움조짐이 그렇지 못한 ‘잔재주정치’의 전주곡을 다시 보는 것 같아 불쾌하고 불안하다.

두 총재회담의 의의는 정치불신, 정치불안을 씻어주는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생의 정치로 국민들의 냉소 대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복원의 책임은 여야가 다 져야하지만 정국을 주도할 입장에 있는 집권여당의 몫이 더 크다. 이전의 회담처럼 실패하지 않는 총재회담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회담후의 김대통령의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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