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총선이 치러지는 13일, 오늘은 전국이 흐린 가운데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18도까지 올라가는 포근한 날씨라고 기상청이 밝혔다. 바람이 불고 쌀쌀했던 날씨가 20도 안팎으로 따뜻하게 풀렸다. 때마침 진달래 개나리 철쭉 목련 등 봄꽃이 한창 피어나서 그야말로 호시절인데 걱정거리가 있다. 상당수 유권자들이 참정권 행사를 포기하고 봄나들이를 즐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양평, 가평, 대성리 등지의 민박시설의 경우 대부분 예약률이 50%를 넘었고 골프장은 2,3주 전에 이미 100%예약 됐다고 한다. 항공권과 열차표 예약률도 웬만한 연휴의 상황을 방불케해 전좌석이 매진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16대 총선 투표율은 ‘사상 최악’이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 하고 있다. 12대 총선 투표율은 84.6%였고 13대 75.8%, 14대 71.9%, 15대 63.9%로 줄곧 내리막을 기록했는데 16대는 60%선 이하로 떨어질 것 같다는 것이다.
찍을 사람도 없고 믿을 만한 정당도 없어서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가 당선돼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다.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과 후보자의 납세·병역·전과 공개 등으로 어느 선거보다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이 빗나가고 있는 이유는 4·13 총선이 선거 사상 최악의 저질이며 특별한 쟁점이 없고 후보들 대부분의 과열·혼탁 열기로 염증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기권을 하면 나중에 정치를 잘못해도 질책할 자격이 없어진다. 내가 찍은 한표의 위력과 그 힘이 주는 쾌감을 왜 포기하려는가.
산으로 들로 강으로 봄을 만나러 가더라도 아침 일찍이 투표는 하고 가는 것이 국민의 의무이며 도리이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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