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수원시가 부르기 쉽고 듣기 좋은 새 도로명 2천131개를 발표했다. 새로 지정된 도로명 가운데 수원의 정취가 느껴지는 까치말길, 산드레미길, 퉁수바위길, 솜말길, 청풍길, 활터재길 등 960개소는 자연지명을 살렸고, 지지대(길) 행궁뒷길, 화령전길, 만석길, 노송길, 칠보효자길 등 226개소는 정조대왕의 발자취와 ‘화성’이 있는 수원의 역사적 배경을 반영했다.

도청앞길, 매교장터길, 거북시장길, 곡선초등길 등 학교와 시장, 공원, 종교시설 등 공공시설의 이름을 딴 곳도 391개소가 있고, 교동은행나무길, 대추원길, 밤밭길 등 동·식물의 이름을 따거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도로명을 골고루 부여했다.

우리의 ‘길’은 크게 나누어 세가지 뜻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교통수단으로서의 길과 방도를 나타내는 길, 그리고 행위의 규범으로서의 길이다.

교통수단으로서의 길은 구상적 실체로서 본래는 단순히 본행을 위한 육상교통의 수단으로서의 길만을 가리켰다.

이런 뜻으로 길을 정의한다면, 사람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오갈 수 있게 된, 거의 일정한 너비로 땅 위에 뻗은 공간적 선형(線形)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말에서는 그 길의 양태나 규모에 따라서 오솔길·고샅길·산길·들길·자갈길·진창길·소로길·한길·지름길 등과 같이 ‘길’위에 어떤 관형어를 얹어 구체화하여 사용한다.

새주소 부여사업으로 수원시가 2년간 심혈을 기울여 새로 지정한 산드레미길 등 길 이름은 4월30일까지 주민의 의견을 수렴,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그 내용을 검토·심의하여 개명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라고 한다.

수원시가 마련한 새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수원 어느 곳이든지 그야말로 눈감고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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