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서 발생한 수포성 가축질병의 파장이 심각하다. 젖소의 수포성 질병이 의사 구제역(疑似 口蹄疫)인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일본과 대만이 한국산 수입육류에 대한 통관보류와 함께 유제품의 수입 금지를 통보해옴에 따라 사육돼지의 11%를 일본에 수출해온 축산농가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돼지의 수출길이 차단되면서 수출물량이 내수시장으로 몰리고, 전염성이 강하며 치사율이 높은 구제역에 대한 축산농가들의 불안 확산에 따른 소 돼지의 홍수출하로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나라안이 온통 선거바람에 휩쓸리고 국민들의 시선이 선거판에 쏠리고 있는 사이 소 돼지 파동이 일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축산물의 수입개방으로 축산업의 생산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터에 일시적이지만 육류수출이 막히고 국내 유통질서가 흐트러지게 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더욱이 지난 20일 괴질이 발생한 이후 10일이 지났는데도 검역당국이 정확한 원인을 모른 채 전염경로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다만 괴질이 발생한 금파리 주민들이 최근 구제역이 발생했던 중국을 다녀와 이들로부터 감염된 것이 아닌가 추정할 뿐이다. 검역당국이 뒤늦게 허둥대는 모습이 딱하기만 하다. 농림부가 괴질발생신고 3일후에야 반경 10㎞ 이내 지역을 전염병특별대책지역으로 뒤늦게 선포한 것도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더욱이 농림부와 파주시는 괴질방역에 늑장 대응하면서 괴질발생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저지하기에 급급했다. 괴질발생 사실을 신속 정확하게 알려 인근 축산농가들에게 주의를 환기시켜 전염확산을 막아야 하거늘 오히려 이를 숨기려 한 것은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구태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당국은 설사 당국의 의도대로 괴질사실을 숨기는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축산물을 수출한 뒤 상대국의 검역결과 감염사실이 드러날 경우 우리가 입게 될 국가적 체면 손상은 물론 경제적 손실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당국은 이제라도 괴질원인을 신속히 밝혀내고 인근지역에 대한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 축산농가들의 계획출하를 유도하고 정부가 직접 수매하는 등 파장수습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피해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축산농가에 대한 보상문제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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