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학교급식

항상 우려했던 학교에서의 집단식중독이 광명시 철산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지난 9일 학교급식으로 점심을 먹은 초등학생 1백43명이 설사와 복통, 구토 등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불상사는 늘 불안했던 일이 기어이 터진 것이다.

철산초등학교는 지난 96년부터 안양축협, 수협중앙회, 삼신유통, 푸른유통, 서울우유 등에서 재료를 납품받아 영양사 및 조리종사원 등 11명이 1학년을 제외한 1천4백40명에게 자체급식을 실시해 왔다고 하는데 이번 집단식중독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학교급식은 처음부터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었다.

비단 철산초등학교뿐만이 아니라 학교급식은 수많은 학생들을 상대로 음식을 조리하는데도, 부패음식 등을 사전에 가려낼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학교별로 급식시설의 위생점검을 실시해야 하지만 급식담당 직원이 2∼3명에 불과하고 특히 위생상태를 조사할 장비가 전무한 실정이어서 많은 음식양을 조리하면서도 납품돼온 재료가 부패했는지 아니면 세균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학교가 급식에 따른 위생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인 셈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학교들은 가능하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부식을 공급받으려 노력하고 있고, 급식담당직원들은 급식이 시작되면 ‘무사히 하루가 잘 넘어가길 바랄뿐’이라는 원시적인 대책뿐이라고 하니 어이가 없는 노릇이다.

근본적으로 학교급식문제는 교육청이 급식시설만 세우는데만 급급한 나머지 안전한 급식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은 점도 그 원인이 있다.

특히 위생을 점검하고 사전에 조사할 직원과 장비를 확충해 주지 않은 채 오히려 직급 조정과 관련 보건직을 줄이고 있는 것도 학생들의 급식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학교급식 집단식 중독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 있는 불안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학교에 음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체들의 부패음식 납품 엄금은 물론 당국의 특별한 위생대책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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