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의 汚水방류 배짱

도대체 우리 공무원들은 어느 세월에나 가야 환경위기를 제대로 인식할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경기도내 도심을 관통하는 하천의 수질이 날로 악화돼 경종 울린지가 이미 오래 됐음에도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가 매일 수천톤의 오수를 수년째 학의천에 방류하고 있었다니 정말 놀랍고 한심스러울 뿐이다.

더욱이 오염원을 파악하고 개선책을 세워야할 의왕시가 학의천 바닥이 오수퇴적물로 썩어가는데도 수질검사는 하지도 않은 채 눈대중으로 기준치 이하라며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분통 터질 일이다. 서울구치소측이 지난 87년과 92년 신·증설한 3천500톤 규모의 오수처리시설이 낡아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오수를 그대로 방류할 수 밖에 없다고 한 것이나, 육안으로만 검사하고 수질이 크게 문제될 것 없다고 한

의왕시의 태도는 그저 기가 막힐 뿐이다. 한마디로 우리 관리들이 얼마나 환경보호에 무지하고 또 의식이 마비돼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창피스럽기도 하다.

의왕시를 관통하는 학의천은 이처럼 오수를 아무 거리낌 없이 방류하는 서울구치소의 배짱과 의왕시의 수수방관속에 악취를 풍기며 먹물같은 폐수로 찌들어 가고 있다. 그 뿐인가. 학의천 하류인 안양천마저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시커멓게 썩어가고 있는 것이다.

전국 하천의 수질오염문제는 지금까지 온 국민이 참을 만큼 참았고 당할 만큼 당했다. 이제는 더 이상 당할 수 없는 한계에 왔다. 아무리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기업이라도 이제 오염배출기업은 당연히 단속대상이 되고 문을 닫게 할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공공기관부터 법령을 어기며 오수를 배출하고, 또 행정기관이 이같은 위법사실을 묵인하고 제 할일을 못하면서 그 누구에게 환경기준을 준수하라할 수

있겠는가. 예산부족을 핑계로 정부기관조차 계속 환경기준을 어긴다면 민간의 법규준수는 기대할 수도 없다. 구치소당국은 하루속히 낡은 오수처리시설을 보수하고 정상적인 가동과 함께 시설관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의왕시 역시 환경은 전문적인 분야인만큼 관계공무원들의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주먹구구식 행정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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