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동수역 지상 도로가 엊그제 또 내려앉았다. 작년 10월 개통된지 5개월만에 벌써 네번째 일어난 침하사고다. 지난 2월초 첫사고가 일어난지 1개월이나 지났는데도 시 산하 관계기관들이 침하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한채 책임전가에만 급급하는 사이 또 침하사고가 발생했으니 관계당국의 무책임한 행태가 한심스럽다 못해 공분을 금할 수
없다.
더욱이 사고원인을 신속·철저하게 규명하고 수습해야할 지휘책임있는 인천시당국의 침하사고에 대처하는 모습이 모호하기만 해 인천시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고 역시 침하상태(길이 4m, 너비 2m, 침하 1m)가 그렇게 크지 않아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었지만 잦은 침하사고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은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침하원인을 놓고 지하철본부측은 지하의 상수도관이 파열돼 되메우기한 부분의 흙이 씻겨 나갔기 때문이라는 주장이고, 상수도사업본부측은 되메우기의 날림공사로 도로가 내려앉으면서 상수도관이 파열됐다는 상반된 주장을 하며 서로 책임을 상대방에 미루고 있다. 시 산하 두 기관이 이처럼 원인과 책임소재를 놓고 티격태격 한달이상 공방을 벌여왔지만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침하현상을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은 시
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본란은 그동안 침하지역에 매설된 상수도관과 가스관을 내려앉지 않게 받치는 시멘트 구조물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고, 이 관(管)들을 보호할 완충제인 모래가 덮여있지 않은 점을 들어 되메우기 공사의 부실책임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지하철공사가 ‘체전개최전 개통’이라는 일정에 맞추느라 졸속 추진된 결과 이같은 사고가 복개구간 어디에서 또 발생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복개도로를 포함한 지하철 모든 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점검 실시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시 당국은 침하현상이 수차례 일어나는 동안에도 그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으니 호된 질책을 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시 당국과 시공회사는 지금이라도 서둘러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민들이 불안해 하는 만큼 땜질식 하자보수 차원이어서는 안된다.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침하원인을 밝혀내고 제대로 된 보수 보강공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안전위험요소를 미적거리고 방치하면 더 큰 화(禍)를 자초하게 됨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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